삼성증권, '삼성' 이름값 못하고 허우적...'보험·카드는 잘 나가는데'

2015-01-26     유성용기자

삼성증권(사장 윤용암)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삼성’이라는 이름값을 가장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사장 김창수)과 삼성화재(사장 안민수)가 업계 1위를 질주하고 삼성카드(사장 원기찬)가 2위를 달리며 ‘삼성 DNA’를 뽐내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증권은 외형과 수익성 모두 뒷걸음질 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4년만해도 총자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였으나 이후 순위가 떨어져 수년째 5위권을 헤매고 있다.


더구나 해가 갈수록 업계 1위와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선두권 도약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총자산규모는 지난 2009년에는 1위 증권사의 72%수준이었으나 그 비중이 2012년 69%, 지난해 9월 현재 65%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영업수익(매출)도 2004년에는 1위였으나 2006년 8위로 추락한 이후 최근 6위에 머물고 있다. 순이익은 3,4위권을 맴돌다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위로 뛰어올랐으나 순이익 2천75억 가운데 자산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 1천612억 원을 제외하면 순위가 9위로 고꾸라진다.


삼성증권의 업계 위상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최악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에서 적수를 딱히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기업계 카드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최대의 금융그룹을 등에 업은 신한카드(사장 위성호)에 이어 수년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내정)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구원투수로 지난해 말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취임했지만 성장 동력이 꺾인 상태라 실적개선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영업점포수가 2011년 3월 188개에서 지난해 9월 148개로 21%나 줄었다. 직원 수도 3천406명에서 2천289명으로 32.8% 감소했다.

여기에 윤 사장이 금융사를 두루 거친 35년 정통 ‘삼성맨’이긴 하지만 대표를 맡았던 삼성자산운용(사장 구성훈)에 비해 자산규모가 50배나 되는 삼성증권을 경영할 만큼 능력검증이 충분이 이뤄졌는지는 아직까지 의문부호를 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추락과 달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는 확고한 위상을 자랑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이 205조6천억 원으로 2, 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보다 2.5배 정도나 많다. 수입보험료와 당기순이익도 2위 기업과 1.7배, 2.4배 차이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10년 간 총자산, 순이익, 매출 개념의 수입보험료 등 주요 재무지표에서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삼성화재 역시 2009년 이후 총자산, 순이익, 원수보험료 모두 1위를 내놓은 적이 없다.

순이익의 경우 10년 전에는 2천800억 원으로 서울보증보험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2008년에는 6천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손보업계에서 가장 많이 버는 회사가 됐다.

삼성카드는 은행계 카드사가 강세를 보이는 카드업계에서 기업계 카드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신한카드가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사장 정태영), KB국민카드(사장 김덕수)와의 2위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