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에도 못 웃는 LG이노텍, 적자 겨우 면한 삼성전기…최대 현안은?

2015-02-10     윤주애 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을 대표하는 전자부품사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체질개선을 위한 전략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LED사업의 적자로 인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겨우 적자를 면하는 참담한 성적을 냈지만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실적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편중된 납품처를 다각화함으로써 자력성장 기반을 닦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고, LG이노텍은 적자 늪에 빠진 LED사업의 회생이 절실하다.

◇ 삼성전기 내부거래비중 낮춰야

이윤태 신임 삼성전기 사장은 어떻게 하면 내부거래비중을 낮출지 머리를 싸매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에서 삼성전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한 만큼 올해 구원투수로 활약할지 주목된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 등 삼성전자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에 핵심 전자제품을 납품하며 수년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3가 인기를 끌면서 2012년 처음으로 삼성전기의 삼성전자향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고, 2013년도에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좌),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우)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는 삼성전자에서 올린 매출액이 7천731억 원에 그쳤다. 2013년 같은 기간동안 9천67억 원을 기록한 것에서 14.7%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기는 내부거래비중이 2010년과 2011년까지만 해도 20%선에 불과했지만 2012년 45.2%, 2013년 56.8%, 지난해 9월에는 59%로 확대됐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진만큼 삼성전기 실적도 널을 뛰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액이 7조1천400억 원으로 2013년(8조2천600억 원)보다 13.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천600억 원에서 17억 원으로 99.6%나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지만 4분기 433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애플·샤오미 등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덩달아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0%, 32% 감소했다.

이윤태 사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해 모듈사업을 통합, 4개 사업부문을 3개로 줄이고, 신사업추진팀을 신설해 자동차용 부품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가전, 모바일용보다 단가가 높고 수요가 많아 성장 여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용 보급형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와 스마트폰용 주기판(HDI), 와이파이 세미모듈(WSM) 등의 중화권 지역 공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거래선을 기반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해 매출비중을 2013년 10%에서 14%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올해는 더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에)다행히 플래그십 모델이 실적을 내면서 적자를 면했다"며 "지난해 1조 원 넘게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신모델 갤럭시S6 등이 잘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국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등 거래선 다변화로 인해 올해는 적자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LG이노텍 만년적자 LED사업 흑자전환 목표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은 지난해 매출액 6조4천661억 원, 영업이익 3천14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13년에 비해 매출액은 4.1%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130.5% 증가했다.

LG이노텍의 고화소·손떨림방지(OIS) 카메라모듈 등이 적용된 애플 '아이폰6'와 LG전자 'G3'가 선방하면서 지난해 카메라모듈은 2조7천억 원 이상 팔렸다. 2013년 매출액 2조5천억 원에서 9% 이상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모바일용 카메라모듈 부문 기술력이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으면서 매출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신성장 사업부문인 차량부품은 2013년 4천485억 원에서 지난해 5천325억 원으로 19% 이상 늘었고, 반도체기판 2천361억 원에서 3천1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다만 LG이노텍이 전폭적으로 투자해왔던 유기발광다이오드(LED)사업이 만년적자를 면치 못해 다른 사업부의 실적을 깍아먹고 있다.

LED업계는 2010년 말부터 심각한 공급과잉과 글로벌 세계 경제 위기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LG이노텍의 LED사업 매출 비중은 2010년 21%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16%대로 낮아졌다.

LED사업부는 매출액이 2013년 1조1천억 원에서 지난해 1조490억 원으로 4.9% 감소했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손실액이 1천85억 원 정도였다. 2013년 같은 기간(1천498억 원)에 비해 적자폭이 감소됐지만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지는 아직 요원하다.


LG이노텍은 2010년 LED사업에 1조 원 넘는 거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본전을 못뽑고 있다. LED사업부는 수요 감소세가 뚜렷한 TV 백라이트유닛(BLU) 대신 고부가 조명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어 올해부터 적자폭이 크게 감소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LG이노텍은 수익성이 좋은 조명용 LED 제품 매출비중을 지난해 31.5%까지 확대하고,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 등 고부가제품 판매를 늘렸다. 또 카메라플래시, 차량용, 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조명과 BLU 등 주력 제품은 광원 성능을 개선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지난해 품질개선 경쟁력을 강화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올해도 주력인 카메라모듈 등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은 오는 2020년 매출액 10조 원과 영업이익률 10%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지난해 말 재신임을 받은터라 올해 LED사업의 비용을 절감하고 얼마나 매출을 늘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