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스코 따돌리고 수익성 '고공비행'...매출성장세도 앞질러

2015-02-10     조윤주 기자

국내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대표 우유철)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포스코(회장 권오준)를 추격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매출은 포스코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데다 수익성에서는 포스코를 추월한 상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6조7천620억 원, 영업이익은 1조4천91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포스코는 매출 65조984억 원, 영업이익 3조2천135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규모는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약 4배에 이르지만 영업이익은 2배를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최근 성장속도에서는 현대제철이 포스코를 앞지르고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두 회사의 격차가 계속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매출은 2012년 14조8천억 원에서 지난해 16조7천억 원 12.5%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8천890억 원에서 1조4천910억 원으로 67.7%나 뛰었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매출 2.3% 증가하는 데 그쳐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에서 현대제철이 2012년 포스코를 따라 잡은 뒤 해마다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률은 8.9%로 포스코보다 4%포인트 높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률이 10%에 달하는 반면, 포스코는 5.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가파른 성장 이면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정 회장은 숙원사업인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원스톱 생산체제를 완성하고자 2013년 말 현대하이스코(대표 박봉진) 냉연부문 합병, 지난해 말에는 동부특수강(현재 현대종합특수강, 대표 정순천) 인수라는 날개를 현대제철에 달아줬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고정 수요처인 현대기아차를 바탕으로 고수익을 내는 자동차 강판의 국내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480만 톤으로 전년 대비 25.3% 늘었다.

현대제철 측은 “철강시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 및 고객 맞춤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에는 판매량 1천972만 톤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계열사향 출하로 동아시아 시장의 경쟁 격하에도 일정한 출하량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이는 불황 가운데에도 신규 투자를 진행해 지속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용 강판 가격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제철이 그룹사의 힘을 빌어 이익률이 좋은 자동차 강판 시장을 강화하자 포스코는 해외 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유치하고 베트남, 인도 등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에 자동차 강판 공장을 증설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한 것.

포스코 측은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표적 고부가가치강인 WP(World Premium)제품과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량을 각각 13%, 186% 늘리고, WP제품 점유비를 33.3%까지 확대시킴으로써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해외 철강법인 판매량도 전년대비 54% 늘어난 716만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수익성 향상을 위한 고수익 WP제품 점유비율을 36%까지 확대하는 등 철강본원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