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주차요금 할인 '빛 좋은 개살구'

조사대상 15곳 중 9곳, 5만원 이상 구매해도 공영주차장 요금 2배 물려

2015-02-19     문지혜 기자

유명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주차장 무료 이용 혜택을 받아도 인근에 있는 공영 주차장보다 주차요금이 더 비싼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소장 최현숙)에 따르면 롯데백화점(대표 이원준)과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 현대백화점(대표 이동호)의 서울시내 점포 가운데 약 3분의 2가 인근 공영주차장보다 2시간 이용요금을 더 비싸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백화점 3사의 서울시내 18개 점포 가운데 500m 이내에 공영주차장이 있는 15곳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요금 비교는 제품을 5만 원이상 10만 원 미만으로 구매하고 주차장은 2시간 동안 이용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다.

물건을 10만 원 이상 구매하면 15개 지점 모두 최소 2시간 동안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3시간이 넘어가면 일부 백화점은 주차요금을 매겼다.

그 결과 15개 점포 중 인근 공영 주차장에 비해 주차요금이 같거나 싼 곳은 단 6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9곳은 5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고 할인혜택을 받아도 공영주차장보다 주차요금을 더 물어야 했다. 




5만 원 이상 구매시 공영주차장보다 요금이 싼 백화점은 롯데 본점과 건대스타시티점, 강남점, 잠실점 그리고 신세계 강남점 등 5곳 뿐이다.

신세계 본점은 5만 원 이상 10만 원 미만으로 제품을 구입할 경우 2시간 이용요금이 공영주차장과 똑같았다. 나머지 9곳은 할인혜택을 받아도 공영주자창보다 요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조사대상 점포 8곳 가운데 절반을 공영주차장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조사대상 4개 점포가 모두 공영주차장보다 비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3곳 가운데 영등포점이 유일하게 공영주차장보다 요금이 비쌌다. 단, 영등포점은 인근 타임스퀘어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1만 원 이상만 구매하면 1시간, 3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2시간 동안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4개 점포 모두 5만 원 이상 10만 원 미만 구매하고 주차장 2시간을 이용한다면 1시간 무료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어 6천 원의 요금이 나왔다. 하지만 500m 이내에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경우에는 주차요금이 1천200~3천600원으로 훨씬 싸다.


롯데 영등포점, 노원점, 미아점, 관악점은 백화점 주차장 할인요금이 공영주차장의 2배 가까운 수준이어서 구매에 따른 실질적인 할인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어느 정도 구매하면 주차장을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며 "백화점 측이 소비자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주차요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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