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사상 최대 실적은 '속 빈 강정'?...일회성요인 덕분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결산기변경과 부동산 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산기변경과 일회성 이익 등의 요인을 제외할 경우 실제 순이익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매출 4조2천496억 원, 영업이익 1천206억 원, 당기순이익 1천644억 원을 거뒀다고 최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5.3%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21.5%, 당기순이익은 112.3%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결산기변경으로 인해 2013년 사업연도가 4~12월로 적용됐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을 전년도와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2013년 실적에 1~3월 수치를 반영하면 지난해 실적이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12개월치를 반영한 2013년 실적과 비교할 경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크게 늘었지만 이 역시 2005년 동양생명이 시행사로 참여한 판교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이 끝나 생긴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탓이다. 이를 제외하면 2013년과 대동소이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매각으로 인한 동양생명의 일회성 이익은 약 7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결산월이 12월과 3월로 각기 다르게 때문에 무조건 1~12월로 계산해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성 이익 700억 원이 그대로 당기순이익에 적용된 것이 아니라 비보고 발생손익, 변약최저보증준비금 등에 적립됐다”고 덧붙였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수입보험료가 3조6천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4% 줄었으나, 이는 연금보험이 33.8%, 저축보험이 18.1%로 감소한 탓이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보장성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1조2천630억 원으로 5.8% 증가해 내실은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한편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보고펀드)은 지난 17일 중국안방보험과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을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 대상은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주식 6천777만9천432주, 지분 57.5%로 가격은 주당 1만6천700원, 총 1조1천319억 원이다. 또한 매각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매각 금액과 별도로 339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안방보험은 지난2004년 설립된 신생보험사지만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 내 보험업계 9위권으로 급성장했다.
총 자산이 7천억 위안(121조5천억 원)에 달하는 종합보험사로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 왕징징 부부의 소유다.
금융당국에 승인이 나면 중국 본토 자본이 국내 대형 금융사로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