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첩첩산중'...'증권 성공' 재연할까?

2015-03-04     김문수기자

이달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로 공식선임될 예정인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이 취임 초부터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과 손해율 악화로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최근에는 고객 정보 유출로 고객 신뢰도마저 저하된 상황이어서 조직 재정비와 시스템 관리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매출액이 5조2천10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천149억 원으로 전년보다 32.9%나 감소했다.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영업손익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의 경우 지난해 고액사고 증가와 의료비 담보 손해율 상승으로 합산비율이 103.1%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지난해 94.8%를 기록했고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16.4%를 나타냈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가면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보험금 및 사업비로 나간 금액이 더 많아 손해를 보는 상태가 된다. 

2013년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2%, 합산비율이 113.1%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 사장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비용절감을 위해 올 상반기 중에는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실시할 방침이다.


고객신뢰 회복 및 이미지 쇄신도 주요한 과제다. 최근 메리츠화재의 고객정보가 담긴 녹음 파일 수십만건이 인터넷 상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장기보험금 지급에 대한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받은 H사의 고객 상담 통화내용 파일들이 보관된 백업서버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외부에서 접속이 가능한 상태로 노출된 것. 해당 서버에 담긴 고객과의 인터넷전화 파일은 총 70만건 정도로 추정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3일 사고 사실을 인지한 직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으며, 위탁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김용범 사장은 오는 3월20일 주주총회에서 메리츠화재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1989년 대한생명 증권부를 시작으로 삼성화재, 삼성투신운용, 삼성증권 등을 거친 금융통이다.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메리츠금융그룹에 합류했고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를 지냈다.


김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 수장으로 있을 때 기업금융, 종금 업무라는 강점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리테일의 약점을 보완해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에서도 자산운용전문가의 면모를 펼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고정수익형 자산 중심 운용에서 적극적인 자산운용과 유지비율 개선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