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대호도 말라간다"

2007-10-22     뉴스관리자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지역에 잇닿아 있는 5대호(Great Lakes)의 수위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슈피리어와 미시간, 휴런, 이리, 온타리오 등 5대호의 수위가 모두 장기 평균치를 밑도는 등 호수 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수위하락 현상은 5대호 중 상류 호수들이 훨씬 심각하다. 특히 최상류에 위치한 슈피리어호의 경우 1998년 이후 줄곧 평균치에 못미치는 수위를 나타내다가 지난 8월과 9월에는 잇따라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하류 온타리오호의 수위도 지난 17일 기준 74.4m를 기록, 지난달 평균 수위에 비해 12.7㎝, 작년 평균에 비해서는 무려 30.5㎝나 낮아졌다.

   환경연구자들은 5대호의 수위가 이처럼 격감하게 된 원인을 적은 강수량과 따뜻한 겨울, 증발의 심화현상에서 찾고 있다.

   하류 호수들에 담수를 내려보내주는 슈피리어, 미시간, 휴런 등 상류 3개 호수의 증발률은 최근 2년 동안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비와 눈은 충분히 내려주지 않았다고 기상학자 키스 콤폴토윅즈는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에 수자원 관련 자문을 해주는 국제합동위원회는 1천700만달러(155억9천만원 상당)를 들여 5대호의 수축이 기후변화의 결과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최종 보고서는 2012년 3월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5대호의 수위하락으로 이들 호수를 이용해 화물수송을 하는 연안지대 화물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5대호의 수위가 낮아질 수록 호수를 오가는 화물선에 선적할 수 있는 화물량이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물류비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수송물류연구소의 리처드 D 스튜어트 소장은 "선적용량에 못미치는 화물을 실은 선박을 운행하는 것은 여객좌석을 다채우지 않은 비행기를 띄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매년 평균 5대호를 통해 수송되는 화물량은 2억4천만t에 달한다. 수위가 1인치(2.54㎝) 떨어질 때마다 이들 5개 호수를 정기 운항하는 선박 63척의 화물량은 8천t씩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5대호 주변지역에는 북미 철강업체의 70%, 미국 중공업 업체의 절반 가량이 들어서 있으며, 이들 업체들에게 호수는 가장 효율적인 화물운송로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