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위상 '쑥쑥'...뚝심투자 빛보나?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가 낸드플래시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D램 중심의 사업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1조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총 매출액 약 5조 원 가운데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부문 매출이 6천억 원대였던 것에 비해 60% 이상 매출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수익성 개선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낸드플래시에서 수백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27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00억~200억 원 가량의 흑자가 예상된다.
올해 낸드플래시 수익 전망도 대체로 밝다.
KDB대우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올해 낸드플래시에서 매출액 4조 원 이상, 영업이익도 수백억 원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1천억 원이상 영업손실을 봤었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128Gb TLC 제품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고, 단품으로는 일부 생산하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용 엠베디드 제품도 2분기부터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TLC 기반의 SSD 제품도 출시해 낸드플래시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력 제품이다. 문제는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D램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은 D램의 호조에 밀려 2012년 25%에서 2013년 23.9%, 지난해 19.4%로 축소됐다. 세계시장점유율도 D램에선 2위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5위 정도다.
낸드플래시는 컨트롤러와 결합된 eMMC, 로우(Raw) 낸드와 결합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을 말한다. 특히 SSD 시장은 모바일 환경이 확대되면서 서버용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11.2%에서 4분기 12.9%로 1.7%포인트 상승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서도 지난해 3분기 10.3%에서 4분기 11.4%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2012년 3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낸드플래시 사업에 집중한 결과가 올해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솔루션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2012년 6월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 LAMD를 인수했고, 그해 9월 플래시 솔루션 디자인 센터를 설립했다. 2013년 11월에는 스토리지 미디어 솔루션스 센터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바이올린메모리 PCle카드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소프텍 벨라루스 펌웨어 사업부도 인수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TLC 및 3차원(3D) 낸드를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솔루션 제품 외에도 단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MLC외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트리플레벨셀(TLC)공법 개발에 성공했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3D 낸드는 파일럿 생산을 통해 올해 안에 양산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칭, 국내에선 이천과 청주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청주공장에서 생산된 뒤 충칭공장에서 후공정을 거친다.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공교롭게 업황호조로 D램 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위상이 달라질 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