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 포함된 여행자보험, 보상범위 쥐꼬리

상세 항목 확인 필수...상황에 맞춰 개별 추가 가입 필요

2015-03-23     안형일 기자

# 사례1. 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 모(여)씨는 해외여행 중 스킨스쿠버를 하다 '고막천공'이라는 상해를 입었다. 병원에서는 급작스러운 기압변화로 인한 것이라며 3개월가량을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업무 특성상 이 씨의 귀상태는 쉽게 좋아지지 않아 결국 병가를 내고 일을 쉬어야 했다. 여행사 측에 상황을 얘기하고 치료비 외에 병가로 인한 손해액을 청구했지만 여행자보험 범위 안에 해당되는 치료비 외에는 보상이 안된다며 잘랐다.

# 사례2.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 모(남)씨 부부는 유럽여행 중 여권과 귀중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도난당했다. 인근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필요서류를 마련해 다음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지만 도난당한 물품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수 없었다. '도난'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던 것. 김 씨가 경황이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지만 여행사 측은 "보험회사에 제출할 필요서류가 구비되지 않아 보험 적용이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다. 기본적인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았던 가이드의 잘못을 물어 도의적인 보상을 받는 선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최근 해외여행자 수가 크게 늘면서 여행 중 사건 사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상품에 기본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는 여행자보험의 보상 범위가 좁아 실제 사고 발생 후 보상 범위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례가 잦다.

상품에 포함된 여행자 보험의 가입 항목을 꼼꼼히 짚어보고 여행목적이나 개인 상황에 따라 추가 가입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자보험은 질병, 상해, 파손, 도난, 사망 등 여행 중 발생 가능한 기본적인 내용만 포함돼있으며 보상 규모도 크지 않다. 또한 사고후유증이나 합병증 등에 대한 보상은 제외된다.

여행상품의 가격에 따라 보상액이나 범위가 넓은 여행자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참좋은여행 등에 따르면 평균 3~4천 원 가량의 보험료를 내는 여행자보험이 일반적으로 적용된다. 다만 단체여행이나 허니문 등 상품에 따라 서비스차원으로 1만 원대 여행자보험으로 가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망보험 보상액이 기본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커질뿐 나머지 보상내용은 기본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여행상품 안내 시 여행객에게 여행자보험 내용에 대해 설명하지만 대부분이 설명는 크게 집중해 듣지 않는다"며 "여행객이 원할 경우 여행자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품가에서 빼고 개인적으로 별도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

여행자보험은 누구나 개별적으로 가입 가능하며 인터넷이나 전화 통화로 여행자의 신상정보, 여행기간, 여행지 등을 매일이나 팩스로 보내는 등 가입절차가 간단하다.

LIG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료는 여행 기간과 여행 상품, 가입자의 나이, 성별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며 보통 5천 원부터 약 2만5천 원 정도다.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입유형도 안심형, 실속형, 알뜰형, 자녀형 등 다양하며 여행사에 가입돼있는 기본형에 사고후휴증, 합병증 등의 보상 내용이 추가돼있다.

또한 옵션 사항을 선택해 추가할 수 있으며 여행기간 만료 시 자동으로 해지된다.

여행자보험 보상받으려면...

여행 중 상해나 질병으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 진단서와 소견서 그리고 영수증을 챙겨둬야 한다. 귀국 후 보험사 청구서, 동의서, 여권사본, 출입국 도장 삽지면, 통장사본과 함께 보험사에 제출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도난을 당했을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에서 도난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 주위의 목격자를 확보해 육하원칙에 따라 진술서를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도난당한 물건에 대한 여행자보험 보상은 평균적으로 낱개로는 20만 원, 전체적으로는 50만 원까지 보상이 가능하다. 단 여권이나 유가증권, 추가 비용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여행 계획 시 현지 상황이나 여행 목적 등을 고려해 여행자보험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여행사에서 가입한 기본형에만 의지하지 말고 개인적으로 추가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