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대웅·종근당 등 제약사 수장 대거 '물갈이' 왜?

2015-03-23     윤주애 기자
유한양행, 대웅, 종근당 등 대형 제약회사들이 잇달아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이 위축되자 최고경영진을 재구성해 전략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한양행과 종근당, 대웅, SK케미칼, 부광약품, 대화제약, 화일약품은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 (왼쪽부터) 유한양행의 김윤섭 전 사장과 이정희 신임 사장, 대웅의 정난영 전 사장과 윤재춘 신임 부사장



유한양행에서만 39년 가까이 근무했던 김윤섭 사장은 임기만로 은퇴했다. 공석이 된 대표이사 자리는 이정희 신임 사장이 맡았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연 매출액 1조 원을 달성하고 명예롭게 은퇴하게 됐지만, 후임 이정희 사장은 매출액 1조 원 수성과 함께 지속성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대웅제약의 지주사 대웅은 정난영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정 사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1년이나 남았지만, 후배를 양성하겠다며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정 사장은 국내 제약영업 1세대로 1967년부터 45년 가까이 '제약맨'으로 살아왔다.

정 사장이 비운 자리는 윤재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재춘 부사장(COO)에게 돌아갔다. 이에 따라 대웅은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과 삼남 윤재승 회장, 윤재춘 부사장으로 '트리플 윤' 3인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새롭게 구성했다. 대웅제약은 20일 주총에서 이종욱 사장을 재선임(임기 3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종근당도 대표이사가 물갈이 됐다.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과 김규돈 부사장이 내년 11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지만 동반 사임했다.

종근당은 일라이릴리와 노바티스 영업마케팅 총괄 거쳐 머크세로노 대표를 역임했던 김영주 종근당 고문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회사가 신약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김 대표로 컨트롤타워를 재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장수 CEO 중 한 명인 김정우 부회장은 이날 함께 열린 종근당홀딩스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연임에 성공, 3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SK케미칼과 부광약품, 대화제약, 화일약품도 지난 2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진용을 다시 꾸렸다.

SK케미칼은 이인석 사장이 오는 23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한병로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회사는 크게 화학 부문과 생명과학사업(라이프사이언스비즈) 사업을 하는데, 이 사장이 맡았던 사업부문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만훈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병로 부사장은 LS(라이프사이언스)경영지원부문장이다. 이로써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과 김철 사장, 한병로 부사장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재구성됐다.

부광약품은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기 위해 유희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유 신임 사장은 김상훈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인 화일약품은 창업주 이정규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2013년 바이오업체 크리스탈지노믹스에 경영권을 넘긴데 이어 이번에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는 것은 자연스럽게 은퇴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화일약품은 이정규 회장과 박필준 회장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조명중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이 화일약품 대표이사 회장으로 합류하면서 3인 체제를 꾸렸다가 이번에 다시 2명의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근화제약은 지난 1월 말 이주형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함에 따라 지그프리드 크슐리서 전 알보젠그룹 아시아지역 BD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근화제약은 미국 알보젠의 자회사다.

알보젠의 자회사인 드림파마도 지난해 말 정윤환 사장에서 김현식 사장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알보젠의 한화 흔적 지우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윤환 사장은 한화케미칼 인사기획팀로 복귀했다.

알보젠은 드림파마가 내달 중 근화제약 본사가 있는 여의도 IFC빌딩으로 사옥을 옮긴 이후 양사를 합병시켜 '알보젠코리아'로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도 국제약품은 오너 3세인 남태훈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국제약품은 지난 1월5일 이사회를 열어 나종훈 사장을 부회장으로 인사 발령하고, 공석이 된 대표이사 자리에 남영우 국제약품 회장과 남태훈 부사장(COO), 안재만 관리본부장(CCO)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남태훈 부사장은 홍보마케팅본부와 R&D본무 기획조정실을 총괄하고, 안재만 부사장은 영업본부와 생산본부를 총괄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