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후보, 당면과제는 '수익성' 제고

2015-03-23     유성용 기자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내정자)가 임종룡 전 회장이 떠나며 던진 ‘건전성, 수익성’ 화두를 자신만의 색깔로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김 후보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 강화를 통한 농협금융의 위상 제고다. 또 농협중앙회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7천685억 원으로 전년대비 162% 급증했다. 하지만 자산 규모(393조)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뒤떨어진다.

농협금융의 자산 규모는 400조 원을 갓 넘겨 금융지주 1,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금융(회장 한동우), KB금융(회장 윤종규)에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순이익은 절반 에 그치고 있다. 신한금융은 2조 원, KB금융은 1조4천억 원 수준이다.

농협금융의 올해 목표 순이익은 9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300억 원가량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김 후보자는 임 전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자산운용 부문 강화, 자회사 시너지 제고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경력이나 농협금융의 상황도 자산운용 강화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과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내면서 자본시장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감독정책2국장과 증선위 상임위원 시절에는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은 이미 지난해 한 생명보험사에서 투자전략본부장을 지낸 인사를 영입해 지주사와 농협생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직하도록 하면서 자산운용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갖췄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CIO 체제를 도입한 것은 농협이 처음으로, 이를 두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단히 옳은 방향”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임 전 회장이 강조했던 성과주의 문화 확산과, 사무소장·직원 인사에서 현장·업적 중심의 인사기조도 유지해 나갈지도 관심이다.

농협금융의 성장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되는 ‘옥상옥’ 지배구조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점도 달성해야 할 과제다.

실제 지난 2013년 5월 신동규 전 회장은 “제갈공명이 와도 바꿀 수 없는 조직”이라며 임기만료 전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을 추천했다. 회추위는 김 후보자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에 재직하면서 쌓은 다양한 금융분야 경험을 토대로 임 전 회장이 추진했던 정책 기조를 잘 이어갈 인사로 판단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분야 경험과 합리적인 리더십, 탁월한 소통 능력이 주요 추천 사유”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내달 24일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은 후 농협금융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하게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