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정비시간·시간당 공임, 꼭 정비소 가야만 아나?
홈페이지 모두 공개 현대차 '유일'...수입차, 딜러마다 제각각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올해 1월 8일부터 시간 당 공임과 주요 정비에 대한 표준정비시간이 공개됐다. 하지만 상당수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 홈페이지가 아닌 각 지정 정비사업장에서만 공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한 눈에 정보를 비교하기는 힘든 구조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 133조에 따라 '자동차 정비사업자'는 '표준정비시간'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사업장에 의무 게시해야하고 홈페이지가 없는 사업자에 한해서만 사업장에 비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공개 주체가 '완성차 업체'가 아닌 '정비사업자'에게 한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별도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개별 사업장 상당수는 사업장에서만 공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는 수리비와 표준정비시간을 알기 어렵다.
특히 판매를 각 딜러에서 하고 있는 수입차 업계의 경우 같은 브랜드더라도 딜러사에 따라 홈페이지 공개 여부가 다른 경우도 있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가 사실상 어렵다.
◆ 국산차 한국지엠·르노삼성 비공개, 수입차는 딜러별로 제각각
국산차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가 AS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부품에 대한 표준정비시간과 시간 당 공임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블루멤버스' 페이지로 이동하면 부품가격조회와 함께 주요 작업별 정비표준시간과 실공임을 PDF 파일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국산차 브랜드에서는 가장 접근이 편리했다.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박한우)와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는 표준정비시간을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아차는 '레드멤버스' 홈페이지에서 일괄적으로 표준정비시간을 공개했고 쌍용차는 별도로 공개돼있는 각 정비사업소 개별 홈페이지에서 표준정비시간을 열람할 수 있다.
반면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 호샤)과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는 정비소에 직접 가지 않는 이상 표준정비시간과 시간 당 공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국지엠 측은 "현재 홈페이지 상으로는 공개하지 않고 대신 각 정비사업장에서 해당 내용을 게시하고 있다. 해당내용을 홈페이지까지 게시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BMW코리아(대표 김효준)는 공식 딜러 8곳 모두 홈페이지에서 표준 정비시간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대표 요시다 아키히사) 역시 홈페이지가 구축된 6개 딜러 중 5곳이 표준정비시간 및 시간 당 공임이 공개돼있다.
같은 브랜드더라도 딜러 사 마다 다른 경우도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대표 브리타 제에거)와 폭스바겐코리아(대표 토마스 쿨)는 대규모 딜러의 경우 표준정비시간과 시간 당 공임을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일부 딜러에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우디코리아(대표 요하네스 타머)는 위본모터스를 제외한 나머지 딜러에서,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대표 정재희)는 모든 딜러 홈페이지에서 표준정비시간이 공개돼있지 않았다.
◆ 완성차 업체에 게시의무 없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 개선 필요
앞서 언급한대로 표준정비시간과 시간 당 공임 공개의 주체는 '자동차 정비사업자'로 제한돼있다. 따라서 완성차 브랜드에서 자사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무방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역시 "공개 의무가 각 정비사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완성차 브랜드 차원에서는 홈페이지에 공개 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 정비사업자 별로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여의치 않고 완성차 AS센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먼저 찾는 곳이 완성차 홈페이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제조사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참고로 공임 공개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부품가격 공개'는 자동차 제작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부품가격을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명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AS센터에 수리를 받으러 가기 전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수리비 폭리를 막는 차원에서 시간 당 공임과 표준정비시간을 공개한 만큼 소비자들이 자신이 받아야 할 수리 항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제조사 차원에서의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