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새희망홀씨대출' 서민 외면..국민은행만 모범생

2015-03-26     유성용 기자

금융당국이 서민에 대한 생계지원을 목적으로 저신용, 저소득자에 대한 '새희망홀씨대출'을 늘리도록 권고했지만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만 이를 제대로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새희망홀씨대출의 저신용, 저소득자 대출 비중을 76%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이를 달성한 곳은 87.8%를 기록한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농협은행(행장 김주하)은 70% 이상을 기록했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나은행(행장 김병호)은 64.1%에 그쳤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행장 박종복)과 한국씨티은행(행장 박진회),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저신용, 저소득자 대출 비율이 50% 초반대에 그쳤다.

다만 기업은행의 경우 연소득 2천400만 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근로자생활안정자금대출 상품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실제 저신용, 저소득 대출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정해준 새희망홀씨대출 목표액을 달성하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저신용, 저소득자 대출 비중은 당국의 요구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목표액은 대부분 100% 이상 달성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목표달성률이 126%로 가장 높았다. SC은행은 목표액마저 34% 밖에 채우지 못하며 유일하게 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저신용, 저소득자 지원보다 일부 일반 신용대출이 가능한 고객에게까지 새희망홀씨대출을 해줘 목표액을 채우는 셈이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연소득 3천만 원 이하인자 또는 연소득 4천만 원 이하이면서 신용등급(CB)이 6등급 이하인 사람에게 최대 2천만 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고 12%다.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인 경우 최대 1%포인트 이내에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중 저신용자는 신용등급 7~10등급, 저소득자는 연소득 2천만 원 이하인 자를 말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대출을 상담하면 시스템적으로 우선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평가하고, 신용등급 등 대상이 되지 않는 고객에 한해 새희망홀씨대출을 지원하고 있어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희망홀씨대출 실적은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이 매년 초 은행별 실적을 집계해 발표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