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 터키 가족여행 망쳐 놓고 천재지변 탓만"
수백만원을 들여 떠난 가족 해외여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 측이 서로 다른 주장으로 맞서며 실랑이 중이다.
다른 여행사와 달리 응급상황에 맞춰 제 때 대응을 하지 못한 탓이라는 소비자 지적에 대해 업체 측은 천재지변에 의한 변수는 책임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민 모(남)씨는 하나투어(대표 최현석)를 통해 지난 2월13일 터키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4인 가족의 총 경비가 880만 원으로 부담스러웠지만 첫 가족여행이고 구성이 알차 고심끝에 결정했다고.
순조롭게 진행되던 터키 여행은 이스탄불 투어를 앞둔 여행 막바지에 꼬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설에 이스탄불행 항공기 운항이 중지된 것.
타 여행사 여행객들은 여행사에서 마련해온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로 출발했지만 하나투어 가이드만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로 안내했다. 민 씨 가족을 비롯한 동행 여행객들도 버스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지만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이용하면 된다"는 가이드의 말에 별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항공기 좌석 부족으로 결국 버스를 이용해야 했고 이스탄불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 8시를 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여행객들은 진행하지 못한 옵션들과 특급호텔, 항공권 비용, 특식 등을 환불해줄 것을 요구했고 가이드는 본사와 연락해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나투어 측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며 가이드비와 현지 투어시 입장료 50달러(약 5만5천 원)만 환불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 씨는 "특급 호텔을 비롯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옵션들만 어림잡아도 5만 원이 훨씬 넘는다'며 "무엇보다 1박 2일이 통으로 날아가 여행이 엉망이 됐는데 천재지변 탓만 하고 있다"며 기막혀 했다.
이어 "다른 여행사들처럼 신속하게 대응했으면 큰 차질이 없었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가이드비와 입장료 정도를 보상하려 했지만 여행객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쟁업체 관계자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보상은 법적인 책임이 없는 것이 맞지만 대부분 여행사들은 '진행하지 못한 옵션'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단 여행사 측이 이미 완납한 숙박비나 항공권 등 취소할 수 없는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