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서 물러난 최은영 회장은 '연봉퀸', 조양호 회장은 '무보수 경영'
고(故) 조수호 회장의 미망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연봉 5억 원 이상을 받아 그 내역을 공개한 여성 CEO들 가운데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아 눈길을 끈다.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을 이끌다가 경영난으로 회사를 시아주버니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넘기고 한진해운홀딩스(현재 유수홀딩스)만 따로 떼내 독립했다.
최 회장은 경영실패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거액의 퇴직금을 수령했고 결과적으로 조양호 회장 못지 않은 급여를 챙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은영 회장은 지난해 한진해운에서 급여 4억 원과 퇴직금 52억 원, 유수홀딩스에서 12억 원 등 총 69억3천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에 힘입어 그동안 여성 등기임원 가운데 연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35억7천만 원)을 제치고 ‘연봉 퀸’에 올랐다.
최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보다도 급여를 많이 받았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16억 원)을 비롯해 한진칼, (주)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4곳에서 급여 61억 원을 받았다.
조 회장은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토파스여행정보 등에도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경우 연봉 지급액이 5억 원을 넘지 않거나 기업규모가 연봉공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조 회장의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점은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에서는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넘겨받으면서 “회사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당시 한진해운은 해운업 장기 침체로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원을 지원받는 등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었다. 수장을 맡고 있던 최은영 회장은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한진해운홀딩스로 물러났다.
이후 한진해운은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8조6천억 원, 영업이익 821억 원을 올렸고 201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양호 회장 본인은 무보수로 일하면서도 제수 씨인 최은영 회장의 퇴직금을 두둑히 챙겨준 셈이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최은영 전 대표의 퇴직금은 ‘임원퇴직금 및 퇴직공로위로금’ 등 내부지급 기준에 따라 정해진 금액”이라며 “조양호 회장 보수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지인 만큼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