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맡을 정성립 사장, 경영능력 물음표...대우정보·STX조선서 '낙제점'?
대우조선해양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년 전에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맡아 워크아웃 상태의 회사를 정상화시킨 경험은 있지만, 그 후에 경영을 맡았던 대우정보시스템과 STX조선해양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STX조선해양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그보다 덩치가 훨씬 큰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일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을 차기 사장 단일 후보로 올리는 안건 상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정 사장은 대우우조선해양 사장으로 공식선임된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두 차례나 사장직을 맡으면서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던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도 교체된 고재호 전 사장의 후임자로 대우조선해양 출신을 내세움으로써 낙하산 인사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카드를 골랐다는 분석도 따른다. 실제로 노조 측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이 남아있지만 정 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 사장의 경영능력이다.
정 사장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3년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해 STX조선해양은 매출 2조9천억 원, 영업손실 1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의 절반 이하로 줄고 적자폭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적자폭을 1조 원 이상 줄인 게 그나마 소득이다. 금융수익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7천억 원 흑자를 냈지만 장단기차입금이 여전히 3조 원대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는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이다.
정 사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던 IT서비스기업 대우정보시스템에서도 적자를 냈다. 2005년까지만 해도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후 해마다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
심지어 정 사장이 회사를 떠나기 직전인 2011년과 2012년에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당시 업황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일부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관리 실패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정 사장이 회사를 떠난 뒤에야 흑자로 돌아서고 매출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조선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던 고재호 전 사장의 뒤를 잇기에는 초라한 성적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워낙 STX조선해양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사장직에 올랐지만 1년 만에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며 “과거 자사 사장직을 맡았을 당시 노조와의 관계가 좋았고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이 사장 교체과정의 논란과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를 실적으로 씻어낼 수 있을 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