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발빠른 행보로 '은퇴시장' 선점

2015-04-20     유성용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은퇴시장'에서 신한금융그룹(회장 한동우)이 발빠른 행보로 기선을 잡고 있다.

지나해 4월 금융권 최초로 은퇴설계 브랜드인 ‘미래설계센터’를 론칭하고 그룹 계열사들이 전사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설계센터에는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을 비롯한 신한카드(사장 위성호), 신한금융투자(사장 강대석), 신한생명(사장 이성락) 등 신한금융의 주력 계열사들이 일제히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미래설계통장’으로 은퇴자산을 관리하고, 신한카드는 지출이 많은 항목의 생활비를 집중적으로 할인해주는 ‘미래설계카드’로 은퇴 생활비를 관리해준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은퇴진단설계 프로그램인 ‘신한네오(Neo)50플래너’를 운영하며, 신한생명은 ‘참신한 브릿지 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이처럼 전사적으로 은퇴시장에 뛰어든 것은 직장인들이 은퇴 후 미래설계에 강점을 지닌 은행으로 옮겨올 것을 기대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아직 초기단계이기는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 미래설계센터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S-미래설계’ 시스템은 6개월 만에 1만5천 건 이상의 상담 실적을 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시스템은 고객 은퇴시점의 연령과 사는 곳, 소득수준 등 구체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세금, 식비, 취미 비용 등을 예측해 미래에 대비하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은퇴생활비 전용 미래설계통장은 103만좌, 3조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은퇴 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 공백기에 대비한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1천260좌, 1천374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퇴설계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고객기반 확보 차원에서 시장 선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우 회장도 지난달 주총에서 “고객이 은퇴 후 미래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차별화된 역량을 확보해 미래설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부랴부랴 은퇴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신한금융을 따라잡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지난해 9월부터 'KB골든라이프 특화영업점'을 개설했고, 올 들어서는 NH농협은행(행장 김주하)이 전국 1천195개 지점에서 '은퇴자금 컨설팅'을 시작했다. 또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최장 만기가 21년인 'IBK평생든든자유적금'을 출시하며 은퇴자금 잡기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