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회장 구조조정 '헛수고'? 잇단 신용등급 강등 '수모'

2015-04-17     윤주애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후 불과 1년여 만에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2곳으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향후 험난한 행보가 예고되고 있다.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국신용평가도 조만간 등급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지난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대외 신인도에 문제가 생겨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비용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6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가 AA+로 강등한 뒤 10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는데 결국 올들어 신용등급 자체를 낮추고 말았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해 포스코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바 있어 나이스신용평가와 동일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의 정지훈 애널리스트는 "현재 포스코를 포함해 철강업체 전반에 대해 신용등급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에 신용등급 강등여부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는 21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신용등급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이번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강등이 예정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무디스(Moody's), 피치(Fitch),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몇 년 전부터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S&P는 2011년 10월 포스코의 장기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A에서 A-로 강등시키고,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어 무디스와 피치도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포스코는 지난 1994년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AA등급을 받았지만 20년 만에 이 타이틀을 잃었다. 최근에는 S&P로부터 BBB+, 무디스 Baa2, 피치 BBB로 저평가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며 신용등급 강등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 2002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철강회사간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해 순위가 뒤로 밀렸다. 조강 생산량을 기준으로 2013년에는 6위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본업인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신용평가사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미래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권 회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순이익이 1조3천500억 원에서 5천500억 원으로 59%나 감소했다. 반면, 순차입금은 19조2천억 원에서 22조3천억 원으로 16% 증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