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C-SK(주) 합병, 오너일가 지분율↓...지배력은 변화 없어
SK C&C(대표 박정호)와 SK(주)(대표 조대식)의 합병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됐다.
하지만 최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여전히 30% 이상을 유지하게 되면서 경영권 방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일 SK C&C와 SK그룹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및 지배구조 혁신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양 사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SK C&C와 SK는 각각 약 1대 0.74 비율로 합병하며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하지만 최 회장과 최 이사장 지분율의 합이 30.6%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졌다.
200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SK그룹은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로 그동안 SK C&C와 SK(주) 사이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맨 윗쪽에 지주사가 위치하면서 수직형태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일반적인 지배구조가 아닌 지주사 SK 위에 SK C&C가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룹 지주사인 SK(주)의 최대주주는 SK C&C(31.82%)였고 최태원 회장의 SK(주) 지분율은 0.02%에 불과했다. 대신 최 회장은 SK C&C의 최대주주(32.92%)로서 SK C&C를 통해 SK(주)에 대한 지배력을 가져왔다. SK(주)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25.22%)와 SK이노베이션(33.4%)의 최대주주다.
SK그룹 관계자는 "날로 격화되는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그간 지적 받아 왔던 옥상옥 지배구조 이슈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며 "이에 가장 친시장적인 방법으로 제시된 SK㈜와 SKC&C의 합병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 C&C의 주가는 지난 해 4월 말 13만 원 후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까지 25만 원 초반 대로 수직 상승했고 시가 총액도 7조2천억원(14년 4월 21일 기준)에서 17일 종가기준 11조8천억 원으로 4조6천억 원 늘었다.
SK C&C 관계자는 "통합법인은 SK C&C가 가진 ICT 역량 기반의 사업기회와 SK가 보유한 자원이 결합됨으로써 재무 구조가 개선되고 다양한 신규 유망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용이해져 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합병회사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 및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주식회사로 결정됐고 오는 6월 26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