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경량화부품에 자기자본 25% 퍼부은 까닭은?
현대하이스코(대표 박봉진)가 2년 연속 적자를 낸 경량화부품사업에 자기자본의 '4분의 1'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하이스코는 충청남도 예산시에 짓고 있는 경량화 공장 옆에 제2공장을 신설하는데 98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공사는 이달 말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다.
앞서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예산공장에 1천385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예산공장에만 2년에 걸쳐 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대표 우유철·강학서)과의 합병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차량 경량화 제품을 집중 생산하기 위해서다.
특히 고강도 제품을 다량 생산하기 위해 핫스탬핑 설비도 3기 추가했다. 핫스탬핑 공법은 뜨거운 열을 가해 찍어내고 즉각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고강도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번 988억 원 투자는 제2 공장에 추가로 핫스탬핑 설비 3기를 들여오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의 핫스템핑은 기존 4개에서 총 6기가 추가돼 10기로 늘어난다.
2010년 이후 현대하이스코가 경량화 사업에 신규 투자한 것은 예산공장이 유일하다. 전체 투자금액은 2천373억 원으로, 지난해 말 자기자본(9천320억 원)의 25.5%에 상당하다.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천700억 원이었다.
경량화사업의 규모에 비하면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총 매출액 4조2천억 원 중 경량화부품이 포함된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1천24억 원으로 그 비중이 2.4%에 불과했다. 영업손익은 2013년 46억 원 손실, 지난해 21억 원 손실로 연속 적자를 냈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매년 1천억 원 가량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경량화 사업 투자 규모가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동차 시장이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경량화 부품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하이스코는 오는 7월1일자로 현대제철에 흡수합병, 소멸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그리고 잇달은 대규모 투자가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됐고,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제철에서 품질관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당진 특수강공장에 8천442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특수강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예산공장 외에도 중국 천진에 지난해부터 핫스탬핑 공장을 짓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