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권익보다 금융사 감싸기 급급...민원평가 1등급만 공개

2015-04-28     유성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2014년도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1등급 금융사만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원발생평가는 지난 2002년 금융소비자에게 소비자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금융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 발표 자료에는 전체 금융사별 등급이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을 차단했다.

금감원은 평가결과를 해당 금융사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공시해 소비자보호 및 민원예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공시 기간이 1개월로 한정 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지난해 ‘네임 앤드 셰임(Name & Shame:이름을 밝히고 망신 주기)’ 원칙으로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민원발생평가 최하위 5등급을 차지한 금융사의 홈페이지와 각 영업점에 3개월간 평가등급을 공지하도록 한 사항도 폐지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민원발생평가로 ‘빨간딱지’를 붙이는 건 좀 과하지 않았냐는 내부 목소리가 있었고, 금감원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민원발생평가를 중단하고 소비자보호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실태평가제도(가칭)’를 도입해 2016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민원발생평가가 사후적인 민원건수만을 평가해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수준 및 노력 등을 반영하기 곤란하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보호실태평가제도는 소비자보호조직 및 제도, 금융상품 개발·판매 및 사후관리, 소비자보호활동 등을 평가할 계획이며 현재 금융사 및 금융협회 등과 TF를 구성하고 세부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체 등급 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과 경영진 면담을 실시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이 공개한 2014년도 민원발생평가 결과 1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은행권은 광주은행(행장 김한)과 대구은행(행장 박인규)이었고, 신용카드에서는 삼성카드(사장 원기찬), 신한카드(사장 위성호), 우리카드(사장 유구현) 등이었다.

생명보험에서는 교보생명(회장 신창재), 농협생명(사장 김용복), 미래에셋생명(사장 이상걸), 신한생명(사장 이성락), 한화생명(부회장 김연배‧사장 차남규) 등이 1등급을 받았다.

이 외 손해보험은 삼성화재(사장 안민수), 농협손보(사장 유구현), 동부화재(사장 김정남) 등이었고, 금융투자와 저축은행에서는 현대증권(사장 윤경은)과 웰컴저축은행(대표 손종주)이 1등급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