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대박 친 홈앤쇼핑, 환불거부로 '원성'

홈쇼핑 6개사 판매액 중 58% 차지...자체 환불 규정에 소비자들 불만

2015-05-07     문지혜 기자
# 부산시 기장읍에 사는 유 모(여)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백수오 제품을 환불 받기 위해 홈앤쇼핑에 연락했다가 오히려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지난 5월2일 홈앤쇼핑에 환불 요청을 하니 2월 이전 원료는 안전하다는 식약처 검사 결과가 있다며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4월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과의 진실공방이 벌어질 당시에는 식약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환불을 해줄 수 없다며 시간을 끌었다고. 유 씨는 “시간만 끌다가 결국 배째라 식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며 “식약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랑 후랑 다를 게 전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홈앤쇼핑에서 지난 1월 초와 3월 말 한 차례씩 백수오 제품을 구입해 가족에게 선물했던 오 모(남)씨도 업체 측 대응에 가슴을 쳤다. 4월 논란이 되자마자 리콜 요청을 했지만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고 식약처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5월1일 홈앤쇼핑에 전화하자 환불 불가를 안내했기 때문이었다. 홈앤쇼핑은 2월 이전 제품에 대해서는 정상이라는 식약처 검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안 되며, 3월31일 구입한 제품은 구입한 지 30일이 지나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어머니가 백수오 제품을 먹고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더 심해지고 큰 누나가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까지 실려갔는데 이제와 독성 물질이라니 말이 되냐”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홈앤쇼핑이 2012년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백수오 궁' 론칭행사를 열고 있다.
가짜 백수오의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홈쇼핑과 소비자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백수오 추출물 생산기업인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궁’은 홈앤쇼핑(대표 김기문, 강남훈)이 단독 론칭해 판매했던 상품이라 해당 홈쇼핑에 더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4월22일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의 원료 문제를 제기한 이후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부작용을 겪었다는 등 매일 수십건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당시 홈앤쇼핑은 식약처의 조사결과 후 환불 등의 기준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4월30일 식약처의 '내츄럴엔도텍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됐다'는 결과가 나오자 '2월 이전 제품에 대해서는 식약처에서 안전성을 입증했으므로 환불이 불가능하다', '구입한 지 30일 이내 제품에 한해 개봉하지 않은 박스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일반제품의 환불인양 대응해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궁’은 지난 2012년 홈앤쇼핑에서 단독 론칭해 알짜 매출을 올린 중소기업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2년 내츄럴엔도텍은 홈앤쇼핑에서 25억 원을 올렸으며 2013년 325억 원, 지난해 520억 원을 기록해 홈앤쇼핑 최고 판매 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홈앤쇼핑 취급고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3년 1조1천억 원 중 2.95%, 2014년 1조4천억 원 중 3.71%에 달할 만큼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판매 규모가 큰 만큼 보상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홈쇼핑 6개사를 통해 판매된 백수오 제품이 9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에서 홈앤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한다.

현재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백수오 제품의 90% 이상이 가짜로 판명된 만큼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도 이엽우피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 및 고객 보호 차원에서 구입가 환불을 권하고 있으며 홈쇼핑 6개사와 2차 간담회를 열고 협의된 내용을 오는 8일 발표할 예정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가 나고 소비자원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 ‘2월 이전 제품은 안전하고 구입 이후 30일 이전 제품에 한해 환불해준다’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세워 그렇게 안내했던 것”이라며 “현재는 8일 환불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인 만큼 이에 맞춰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수오 궁이 홈앤쇼핑 단독 론칭 상품이라는 것과 매출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