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청암재단, 석탄공급업체에서 6년째 기부금 받는 까닭은?

2015-05-13     윤주애 기자

다국적 광산회사 앵글로아메리칸이 포스코그룹의 학술·장학 공익법인인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권오준)에 올해로 6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포스코에 제철용 석탄 등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앵글로아메리칸은 최근 철강 원재료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포스코청암재단에 대한 기부의 손길은 끊지 않았다.

13일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청암재단은 지난해 앵글로아메리칸으로부터 1억676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제철장학회에서 지난 2005년 9월 포스코청암재단으로 확대 개편한 뒤 지금까지 앵글로아메리칸의 출연을 받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본사가 영국에 있고 주요 광산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 있다. 포스코가 앵글로아메리칸이 매물로 내놓은 호주의 서튼 포리스트 광산 경영권을 인수했던 2010년부터 인연을 이어온 것이다. 포스코는 제철용 유연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이 광산의 지분 70%를 5천만 호주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과거의 인연에 힘입어 포스코의 사회공헌 활동에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지만, 석탄을 공급하기 위해서 '갑'의 위치에 있는 포스코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으로도 풀이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더이상 바잉파워(buying power)는 없다"며 "철강사가 아닌 광산회사가 오히려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해명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철광석과 석탄 등의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광산도 여럿 팔았고 최근에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310억 달러(약 33조8천억 원)에 영업이익 49억 달러(약 5조3천500억 원)를 기록했다. 2013년에 비해 매출액은 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포스코청암재단 관계자는 "앵글로아메리칸은 포스코의 원재료 협찬 공급사로 2010년부터 매년 10만 달러씩 출연하고 있다"며 "3년 단위로 2012년까지 기부했고, 올해까지 3년 더 연장해 출연키로 했다"고만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청암재단은 총 자산 2천200억 원 규모로 매년 포스코청암상과 포스코아시아펠로십, 청암과학펠로십, 지역사회장학사업 등에 60억 원 가량을 집행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