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폭스바겐 티구안, 군더더기를 떨어버린 독일 '병정'

2015-05-20     김건우 기자

폭스바겐 '티구안'은 국내 수입차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보여준 티구안의 강력한 퍼포먼스 때문이다.

티구안은 지난해에만 무려 8천106대를 판매하면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로 선정됐다. 단일 모델로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독일 4사'를 제외한 수입 브랜드 중 1위인 포드(8천718대)의 연간 판매대수와 비슷한 수준이니 그 인기를 짐직할 만하다.

올해도 티구안은 4월까지 3천454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세운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국산차마저 위협하는 수입차 모델로 성장한 티구안의 매력은 무엇일까?

시승차량으로 받은 모델은 기본 트림인 '컴포트'다. 다양한 옵션들이 넘쳐나는 수입차의 특성과는 달리 기본 모델답게 상당수 옵션이 빠진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용성 위주의 소비자들이 선택하면서 3가지 트림(컴포트, 프리미엄, R-라인) 중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외관은 폭스바겐의 대형 SUV 투아렉의 축소판이라고해도 무방하다. 총 전장이 4,430mm, 전폭은 1,810mm으로 준중형 SUV에 해당되지만 외관상으로는 중형 SUV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이 있다. 기본 모델이지만 차량 상단부에는 루프랙도 달려있다.

파노라마 선루프, 전방센서 및 후방카메라 등 세부 옵션을 선택하려면 중간 트림인 '프리미엄' 이상을 선택해야한다.

실내 공간도 철저히 실용적인 구성이다. 화려한 사양으로 가득찬 여타 수입차 센터페시아와 달리 티구안은 반드시 필요한 기능 위주다. 심지어 컴포트 모델은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어 흔한 LCD 모니터도 찾아볼 수 없다. 에어컨도 수동 방식이고 블루투스 오디오도 지원되지 않는다.

2열 공간은 준중형 차급으로는 비교적 여유가 있다. 뒷좌석 레그룸과 헤드룸도 신장 175cm 이상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여유로워 큰 불편함은 없을 정도다.

다만 이미 많은 고객들이 우려를 나타낸 트렁크는 유모차 하나가 들어가기도 빠듯하다. 용량은 닛산 캐시카이(430리터)보단 많지만 현대차 신형투싼(523리터), 토요타 RAV4(547리터)보단 적다.
외관 및 실내구성으로만 보면 컴포트 모델 기준으로 동급 국산차와의 경쟁력에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렇다면 차량의 가장 기본적인 달리는 성능에서는 차별화를 줄 수 있을까?

티구안의 공차중량은 1,769kg으로 1.8톤에 이르는 동급 차량중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다. 1968cc 디젤 엔진을 장착한 심장도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는 32.6kg.m으로 수치상으로는 뛰어난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주행속도가 붙는가 싶으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리고 100km/h 이상 고속영역으로 진입해도 크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없다. 티구안에 장착된 폭스바겐의 자랑거리 '7단 DSG 변속기'의 영향이 크다.
빠른 변속타이밍과 고효율의 연비를 자랑하는 DSG 변속기가 장착된 티구안은 고속영역에서는 동급 경쟁모델보다 월등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4륜구동 시스템 '4motion'이 탑재돼 고속주행시 주행안정성을 배가시켜준다.

티구안의 공인연비는 13.8km/L. 2박3일의 시승기간동안 정속주행, 급가속, 급감속 등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측정된 연비는 14.5km/L로 복합연비를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티구안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경쟁력있는 가격과 연비를 꼽는다는 점에 수긍할 만하다.

티구안은 그 자체로는 타 수입차 대비 화려하거나 훌륭한 퍼포먼스를 가진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하게 모난 점도 없다. 거기에 실용성과 3천만 원대 가격에 정통 독일 SUV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보면 티구안이 지난해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한 수입차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격은 컴포트 3천840만 원, 프리미엄 4천480만 원, R-라인 4천830만 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