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볼트로 전기차 '내수' 부진 털어낼까?

2015-05-21     김건우 기자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 호샤)의 순수 전기차 '스파크 EV'가 전기차시장에서 두곽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쉐보레 '볼트'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공모사업에서 스파크EV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쉐보레 볼트를 순수전기차로 인정 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파크 EV는 해외시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경쟁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이 좁고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짧아 공모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올해 실시된 9개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공모에서 스파크EV는 단 31대가 배정돼 최하위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박한우) '쏘울EV'가 737대(점유율 40.9%)로 1위,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의 SM3 Z.E.(613대)가 2위다.

순수 차량가격만 6천만 원에 육박하는 BMW코리아(대표 김효준) i3가 183대로 3위, 지난해 말에서야 국내 시장에 진출한 한국닛산(대표 다케히코 키쿠치) '리프'도 132대가 배정됐다.

반면 수출실적에서는 스파크EV가 지난해에만 1천797대를 해외로 보냈고 올해도 1분기까지 567대를 수출해 국산차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스파크EV는 전량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중이다. 

스파크EV는 경차로 분류됐음에도 출고가격은 3천990만 원에 달해, 소형차인 쏘울EV(4천150만원), 준중형인 SM3 Z.E.(4천190만원)와 고작 100~200만 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도 128km로 같은 경차인 레이EV(91km)보다는 길지만 나머지 모델에 비해서는 최대 20km까지 짧다. 실내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2,375mm에 불과해 국내 출시 전기차 모델 중 가장 짧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교수는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내공간과 주행가능거리에서 스파크EV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파크EV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한국지엠도 대안을 꺼냈다. 주인공은 쉐보레 '볼트'다. 볼트는 내연기관도 탑재돼 순수전기차는 아니지만 배터리로만 최대 80km까지 달릴 수 있어 순수전기차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특히 볼트는 위급한 사항이 아니면 순수 전기배터리로만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로 분류돼있다. 이 점을 감안해 한국지엠 측은 최근 국토부에 볼트를 순수전기차로 인정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정확한 출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가운데 한국지엠은 '스파크EV'와 '쉐보레 볼트' 두 트랙 체제로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스파크EV는 실적과 관계 없이 국내 최초 순수전기차라는 상징성이 있는 모델이고 해외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볼트와 더불어 스파크EV의 향후 행보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