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살얼음판'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 작년 부진 털고 '고속주행'

2015-05-21     윤주애 기자

▲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일동제약 오너 3세인 윤웅섭 사장이 올해 1분기 개선된 실적에 미소를 짓고 있다. 승진 첫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분위기가 좋아서다.

윤웅섭 사장은 일동제약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의 손자다.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영업이익이 40%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올해는 윤웅섭 사장이 일동제약을 총괄하게 된지 2년째. 

일동제약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천190억 원과 영업이익 1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31.9%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314.5% 증가했다. 

매출액 상위 10대  제약사 중 일동제약이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일동제약이 올 1분기 실적을 눈에 띄게 개선한 이유는 아로나민 등 주력 품목이 골고루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아로나민골드 등 활성비타민제는 올 1분기에만 140억 원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360억 원)의 39%에 달하는 금액이다.

항생제 '후루마린'도 1분기 매출액이 14.7% 증가했다. 위궤양치료제 '큐란'은 16.1%, 뇌순환대사개선제 '사미온'도 8.1% 매출액이 늘었다.

올해 초 출시된 비만치료제 '벨빅'은 두달만에 매출액이 52억5천만 원을 돌파했다. 벨빅은 식욕억제 제품으로 심혈관계 부작용을 극복한 '리덕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리덕틸은 비만약 시장에서 각광받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퇴출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로나민류가 1분기 선전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을 견인했다"며 "신제품 벨빅도 집중하고 있는 주요 품목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실적개선에 화답하듯 일동제약은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1만4천550원에서 2만3천800원으로 64.7% 상승했다. 같은 기간동안 코스피지수는 5.3% 오르는데 그쳤다.

한편 윤웅섭 사장은 올해가 일동제약에 입사한 지 꼭 10년이 된다.

윤웅섭 사장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3월 윤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윤웅섭 사장은 일동제약 지분율이 1.63%에 불과하다. 부친 윤원영 회장이 건재하지만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32.52%로 2대 주주인 녹십자 측(29.36%)과의 격차가 3.16%에 불과하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고, 올해 초에는 가까스로 녹십자 측의 주주제안을 무력화 한 바 있다. 녹십자 측은 일동제약에 등기임원 2명을 선임해 회사 경영에 참여하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웅섭 사장이 내.외부 견제를 뚫고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