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RV 내세워 실적 반등...현대차, 투싼으로 자존심 회복

2015-05-26     김건우 기자

지난해 내수 부진에 시달렸던 국산차 업계가 RV(레져용 차량) 모델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섰다. 실용성이 높은 R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데 따른 결과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산차 5개 사 중 전년 대비 내수 판매량이 늘어난 곳은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박한우),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까지 총 3곳이었다.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와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 호샤)는 오히려 1~3% 감소했다.

내수 판매대수가 늘어난 3개 사의 RV 판매 실적은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 이상 증가하면서 실적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미니밴 '카니발'과 SUV '쏘렌토'를 연달아 출시한 기아차는 1~4월 기준 RV 판매대수가 6만3천여 대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6천여 대보다 무려 74.4%나 증가한 것.

카니발은 올해 4월까지 2만여 대가 팔리며 선전했고 쏘렌토는 2만5천여 대가 판매돼 경차 '모닝'을 제외하면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다. 두 모델이 선전하면서 기아차의 전체 내수 판매량도 15만7천여 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만 대 이상 더 팔았다.

전체 내수실적을 RV가 좌지우지하면서 기아차의 내수 실적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4.7%에서 올해는 40.2%로 15.5% 포인트나 상승했다. 

▲ 전년 대비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대수 증감은 각 사의 RV 판매대수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는 다수 모델의 실적이 줄었지만 소형SUV 티볼리 덕분에 전체 판매대수가 크게 늘었다. 체어맨을 제외한 전 차종이 RV인 쌍용차는 올해 4월까지 2만8천여 대의 RV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대비 31.6% 증가했다.

그 중 티볼리가 1만1천여 대를 차지하며 내수 및 RV 판매대수 상승을 이끌었다. 티볼리의 활약으로 쌍용차의 전체 내수 판매대수도 2만2천여 대에서 2만9천여 대로 31.6% 늘었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3월부터 소형SUV QM3의 물량공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내수와 RV 판매실적을 모두 잡았다.

QM3와 QM5 두 모델은 올해에만 7천900여 대를 판매돼 전년 동기대비 34.6% 판매량이 늘었다. 그 덕분에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대수도 2만1천여 대에서 2만4천여 대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같은 기간 내수와 RV 판매대수 모두 감소한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투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투싼은 신차효과로 지난 달에만 9천200여 대가 팔리며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 40%복귀의 일등공신이었다.
하반기 아반떼와 에쿠스의 완전변경 모델 및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돼있지만 신형 투싼이 준중형 SUV는 물론 1.7 모델로 소형SUV와도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만큼 내수에서 최대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당장 이번 달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수출 개시로 인한 내수 생산 물량 감소우려는 변수다. 하지만 현대차는 예상 수요에 맞게 생산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게 생산중이며 수출이 본격 시작되더라도 큰 차질을 빚진 않을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현재 투싼의 생산라인인 울산5공장 뿐만 아니라 울산2공장에서도 투싼을 공동생산하기로 지난 22일 노조와 합의해 물량 공급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9월부터 시작되는 유로6 규제에 맞춰 하반기 SUV '트랙스'의 디젤모델을 출시하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