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백수오 민원 폭발..미래부·방통위 뭐하나?
대박 매출 올리고 회수, 환불등 보상은 질질..고객센터 불통
2015-06-10 문지혜 기자
# 경상남도 진해시에 사는 홍 모(여)씨는 5월8일 각 홈쇼핑사에서 보상안을 발표한 이후 누구보다 빠르게 환불신청을 했다. 구입처인 홈앤쇼핑 고객센터에 문의가 빗발치면서 연결이 잘 되지 않았을 때도 집념을 가지고 연락을 한 끝에 15일 제품을 회수해 갔다고. 업체 측에서는 검수가 끝나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설명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홍 씨가 연락을 하면 상담원들이 ‘수기’로 접수해 늦어지고 있다고 변명하며 이번주에 환불된다, 다음주 초에는 환불된다는 식으로 시간을 끌 뿐이었다. 홍 씨는 “큰 업체가 접수를 수기로 받았다는 것도 웃기지만 업체 사정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꼴 아니냐”며 “결국 3주가 다 되도록 환불을 못 받았다”고 털어놨다.
홈쇼핑 중에서도 특히 판매량이 가장 많은 홈앤쇼핑(대표 김기문 강남훈)의 소비자 민원이 폭발하고 있다. 고객센터 대응, 회수, 환불 등 사후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이때문에 소비자들은 방송통신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등 관계기관의 제재와 감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4월22일부터 6월7일까지 접수된 백수오 관련 피해 제보는 홈앤쇼핑이 12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외에도 롯데홈쇼핑(14건), GS‧현대홈쇼핑(6건), CJ오쇼핑이 4건에 달했다. 판매처 등 기타 제보까지 포함하면 총 173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백수오 민원이 몰리면서 고객센터 연결이 되지 않아 다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제보 30여 건을 포함하면 최근 한 달 사이 홈앤쇼핑 제보는 150건을 넘어선다.
홈앤쇼핑 제보건수가 가장 많은 이유는 백수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 채널인 홈쇼핑 6개사 중에서도 홈앤쇼핑의 판매량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업체에서 정확한 액수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2012년 홈앤쇼핑에서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을 론칭한 이후 약 9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 백수오 제품 누적 매출 규모는 △롯데홈쇼핑 500억 원 △GS홈쇼핑 480억 원 △CJ오쇼핑 400억 원 △현대홈쇼핑 100억 원 △NS홈쇼핑 11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홈앤쇼핑이 백수오 민원 채널을 따로 운영하지 않아 고객센터 불통, 회수, 환불까지 엇박자가 생겼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월22일 한국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발표 이후 4월30일 식약처 발표, 5월8일 홈쇼핑 6개사 보상안 발표에 이르기까지 ‘오락가락 환불 정책’에 분통을 터트리는 제보가 급증했다.
5월8일 이후 고객센터 연결이 되지 않아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례가 빗발쳤다.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빠르게 처리하겠다고 하더니 게시판 답글은 고객센터를 이용하라는 ‘핑퐁’을 한다거나, 홈쇼핑 주문은 끊임없이 받으면서 AS/반품 등은 백수오뿐 아니라 다른 제품을 구입했더라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최근엔 어렵게 접수해 제품을 회수해 가더라도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당시 내부적으로 ‘백수오 환불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 상태라 초기에 접수한 고객의 경우 엑셀에 상담사가 직접 기재하는 ‘수기’로 이뤄졌다”며 “이를 일일이 대조하느라 늦어졌으며 시스템 구축 이후 접수된 건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환불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센터에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민원이 갑자기 몰리고 상담 1회당 걸리는 시간이 24~27분에 달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연결이 지연된 것”이라며 “현재는 원활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월26일 식약처는 ‘207개의 백수오 제품 중 10개만 진짜 백수오, 40개에 이엽우피소가 들어있으며 나머지는 유전자 변형으로 확인이 안 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홈쇼핑 측은 판매 제품 모두에 ‘이엽우피소’가 들어있지 않은 셈이지만 고객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섭취 전 제품’에 대해 환불을 진행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