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비보험 의료보조기 가격 폭리"
홈피서 가격 검색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지만 제품명 공개안해
하지만 병원 측은 “금액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변해 소비자의 분노를 키웠다.
서울시 강서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 5월 초 아들과 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가 큰일을 당했다. 뛰어놀던 아이가 넘어져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 부랴부랴 인근에 있는 건국대학병원(원장 한설희)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은 뒤 34만 원을 계산했다.
생각보다 비싼 병원비에 놀랐지만 경황이 없던 정 씨는 병원 직원의 안내대로 근처 ATM기에서 현금을 찾아 계산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계산서를 꼼꼼히 들여다보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쉬는 날 응급실로 갔던 터라 치료비 등이 다소 비싼 것은 이해가 됐지만 비급여 항목에 보조기 가격이 15만 원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어깨를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라 차고 다녀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천으로 된 보호대가 15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인터넷에 팔 보호대를 검색하니 1만 원이 안 되는 제품도 있었고 병원의 설명대로 인대 보호대로 찾아도 8~9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상하는 생각이 들어 정 씨가 병원에 문의하니 “15만 원짜리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은 없다”며 “결코 비싼 게 아니니 다른 병원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혹시나 싶어 다른 대학병원 측으로 문의한 결과 10만 원 가량이었다고.
정 씨는 “다른 병원 비급여 항목을 찾아도 정확한 명칭을 알 수 없으니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5만 원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팔이 골절돼 병원을 찾으면 진료비 외에 무조건 15만 원짜리 보호대를 해야 한다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어깨 인대를 고정하는 제품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금액을 공시하고 있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그 가격을 받고 있다”며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답했다.
정 씨의 말처럼 실제로 건국대병원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검색하기 어려웠다. 인대 보호대 등 품목인 아닌 영문으로 된 정확한 제품명을 알아야 검색이 가능한 구조였지만 병원 측은 제품명 공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