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서준희 사장, 핀테크 승부수 '첩첩산중'...영업환경도 '아슬아슬'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는 비씨카드 서준희 사장이 핀테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결실을 내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처럼 범용성이 뛰어난 경쟁대상이 잇달아 등장한데다 비씨카드가 선택한 NFC방식이 앱카드방식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간편결제,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등 ‘핀테크’를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영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들어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비씨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은 늘었지만 증가폭이 미미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는 평가다.
서 사장은 결제프로세스나 카드망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인 비씨카드의 특성과 핀테크가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핀테크 결제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올(PayAll)’과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ZEP(Zero Effort Payment)’, 실물카드 활용 모바일 결제 시스템 ‘탭사인(TapSign)’, 보안시스템 ‘토큰(ToKen)’ 등을 선보였다.
또 실물 없는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 ‘바로페이(pay)’도 빠르게 출시했다.
하지만 핀테크가 이제 겨우시작하는 단계라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성공가능성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비씨카드 페이올보다 범용성이 넓은 간편결제 시스템의 출시와 모바일 결제 기반인 NFC(근거리무선통신)가 앱카드 결제방식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IC(직접회로)단말기 교체 과정에서 NFC 결제 단말기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비씨카드에는 적잖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원화강세와 메르스사태 등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비씨카드의 수익기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의 1분기 매출액 세부사항을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입업무가 7천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위임수수료, 부가사업, 회원서비스 등 분야의 수익은 감소했다.
비씨카드는 중국 은련카드(유니온페이) 매입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143만 명으로 전년 동기 약 40만 명이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비씨카드의 매입업무 수익은 오히려 성장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HSBC 투자은행은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6월부터 8월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일본 엔화약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늘었다”며 “영업비용의 증가가 전년 동기 수준의 순이익을 내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시장이 이제 시작 단계이다 보니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전체로 보면 아직 미미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