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1분씩 느려지는 175만 원짜리 시계, 수리도 '삐끗'

2015-07-09     안형일 기자

"시간이 맞지 않는 시계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스위스 브랜드 라도(RADO)의 175만 원짜리 시계가 한 달만에 중요 기능을 상실해 소비자를 열불나게 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전 모(여)씨는 작년 8월 백화점 매장에서 라도 시계를 175만 원에 구입했다.

구입 후 한 달여가 지났을 때 시계의 시간이 정시보다 느리게 가는 것을 알게 됐다. 정시에 맞추기를 여러 번 반복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백화점 매장을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배터리를 갈아주겠다고 해 2주를 기다렸다고.

배터리 교체 후 한 달쯤 사용 후 또 다시 동일 증상이 나타났다. 1시간에 약 1분씩 느려졌다는 게 전 씨의 설명이다.

정시에 시간을 맞춰가며 시계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에 몇 달간 다른 시계를 착용하다 아까운 마음에 또다시 매장을 찾았다고.

▲ 전 씨는 정시와 시간을 맞춰가며 사용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매장 직원에게 "배터리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불량제품 아니냐"고 항의하자 다시 AS를 제안했다. 시계를 맡기고 온 일주일 후 시계의 무브먼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과 함께 부품을 교환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느려지는 상황은 반복됐고 동일 제품으로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했지만 모두 자사 규정을 내세워 거절했다.

결국 세 번째 AS를 맡겼다는 전 씨는 "브랜드만 믿고 구입했는데 1년도 안돼 AS를 몇 번 맡기는 건지 모르겠다"며 "누가 봐도 불량 제품인데 환불은 커녕 동일 제품 교환도 안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불량 파악 없이 대충 수리해 보내 놓고.. 몇 번을 뜯고 교체한 시계를 그냥 사용하라는 업체 측 행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첫 번째 AS때는 배터리 문제가 맞았지만 두번째는 회로 부품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문제가 발견이 안돼 보완을 못한 것은 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상 환불은 안되지만 동일 제품 교환은 가능한데 제품이 없었다"며 "고객에게 본 제품보다 상위 모델로 교환을 제안했으며 발생하는 차액은 회사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