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주식담보 대출 '고금리 장사'...대신·한국투자·NH투자 등 8% '훌쩍'
증권사들이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면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사가 예탁금을 운영해 거둔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1%를 맴돌고 있는데 비해,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자는 7~9%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이자율이 8%를 훌쩍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은 보유 주식의 증거금 등급에 따라 담보액의 최대 70%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다. 주식이라는 담보가 있고 대출기한도 3개월 단위로 증권사가 연장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떼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
총자산 기준으로 상위 15개 증권사 가운데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자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신증권(대표 나재철)로 최고이자율이 9.5%였다. 대신증권은 15개 증권사 가운데 회원등급이 아니라 대출일수에 따라 이자율을 산정하고 있는데 최저이율도 8.5%로 제일 높았다.
나머지 증권사 중에서는 한화투자증권(대표 주진형)이 최고 이자율 9%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리스크가 큰 투자인 만큼, 고객보호라는 입장에서 주식담보대출을 고객에게 장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인하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객이 주식담보대출을 원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재 일반 등급 고객 이자율은 9%로 공시돼 있지만 ‘협의금리’ 적용이 가능해 6월말 기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 평균 이자율은 7.72%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대표 장승철),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웨이청),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KDB대우증권(대표 홍성국), 교보증권(대표 김해준),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신영증권(대표 원종석)은 8%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했다.
현대증권(대표 윤경은)과 HMC투자증권(대표 김흥제)이 7%대를 나타냈고,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이 7.3%로 가장 낮았다.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6개사가 7%대를 기록했고, HMC투자증권은 유일하게 5%대에 머물렀다.
기준금리가 1.5%인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이 높은 이자를 물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증권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의 경우 0.55~1.03%에 불과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