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약품, 올 상반기 97명 인사조치...'리베이트 뿌리 뽑는다'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이 올 들어서만 97명에게 감봉, 강등, 보직해임 등의 인사조치를 취하며 직원 비리에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약품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관행으로 굳어진 리베이트 논란 등으로 수사당국의 표적이 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다.
국내 제약사 중 CP등급을 획득한 곳은 대웅제약(AA)과 한미약품 2곳 뿐이다. 종근당, 녹십자 등도 CP등급을 받기 위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CP제도 운영내역을 분기마다 공개하고 있다. 회사의 치부가 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윤리경영을 위해 과감한 공개를 선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에 29명, 2월에 28명을 인사조치했다. 또 3월에 8명, 4월에 18명, 5월에 5명, 6월에 9명에게 제재조치를 내렸다.
올 상반기에만 97명이 급여삭감이나 직급강등, 보직해임, 견책 등의 조치를 당했다.
지난 2013년 2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97명에게 인사조치를 한 바 있는데 올해는 불과 6개월만에 같은 숫자에 이를 정도로 제재를 강화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해 (이미지에 다소 부정적일 수 있는 내용을)감수하더라도 CP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자세히 공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대표 윤재승·이종욱)도 인사조치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내 신문고 제보 및 모니터링을 통해 지난해 3건, 올 들어서는 5건을 적발해 제재조치를 취했다. 대웅제약은 CP위원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려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CP규정을 준수한 이들 중 일부를 추천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들어 15명에게 시상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CP 우수성과자 5명에게 포상을 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CP운영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종근당(대표 김영주)은 아직 CP등급을 받지 않았지만 지난 6월 7명으로 구성된 CP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부규정을 마련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녹십자(대표 조순태·허은철)도 사전모니터링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공정거래 교육을 강화하는 등 CP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지난해 7월23일 ‘윤리강령’과 ‘표준내규’를 제정한 기업윤리헌장을 선포했다. 그해 7월1일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되면서 CP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한다.
정부가 2010년 11월부터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이들 모두 책임을 묻는 쌍벌제를, 지난해 부터는 두번 걸리면 문제가 된 의약품을 보험급여에서 삭제하는 투아웃제를 시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P운영으로 영업실적이 다소 위축될 수 있지만, 제약사들이 건전한 영업 문화 확산이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