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경영진 자사주 매입 '안간힘'...증권가 주가 전망은?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권오갑) 임원들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부양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이 나란히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당분간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13일 9만4천500원에 마감됐다. 전날보다는 1.6% 올랐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전인 지난달 29일 9만9천800원에 비하면 5.3% 떨어진 가격이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심리적 마지노선인 10만 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9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3천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천억 원)에 비해 손실을 많이 줄였지만 당분간 적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업황이 수년째 불황이어서 수주량이 감소한데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수익악화를 가져왔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2011년 4월15일 장중에 55만4천 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현재 주가는 그에 비해 82.9%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3% 떨어지는데 그쳤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경영진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현대중공업의 임원 15명이 자사주 9천671주를 장내매수했다.
공시된 취득액은 8억 원이 넘는 규모다. 최길선 회장이 2억200만 원으로 취득액이 가장 컸고 권오갑 사장 1억9천900만 원, 가삼현 부사장 9천99만 원 등의 순이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을 사들인 물량을 통해 직접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경영진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부양효과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일찌감치 대규모 부실을 털어냈다며 다른 조선사에 비해 상황이 낫다고 보고 있지만, 주가 반등시점은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분기 실적이 공개된 이후 16개 증권사 중 7개인 43.8%가 현대중공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10만 원대 중후반에서 10만 원대 초반으로 평균 주가 전망치를 26%나 끌어내렸다.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 수준보다 크게 높여 잡고 있는 곳은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 2곳이다. 양사는 목표주가 18만 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 13일 종가(9만4천500원)와의 괴리율이 90.5%다. 하나대투증권도 17만 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유지해 괴리율이 80%를 기록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주가가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지금은 (조선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실적 충격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3~6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말 해양플랜트를 대부분 인도할 예정"이라며 "탱커 등 상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회복되는 추세라 내년에는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