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SK해운, '유가하락+달러강세'로 나란히 수익성 개선
2015-08-21 윤주애 기자
장기 불황에 허덕이던 국내 해운사들이 올해 상반기 유가하락과 달러강세 등에 힘입어 영업실적을 나란히 개선했다.
적자경영이던 한진해운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현대상선은 적자규모를 줄였다.
다른 중견 해운회사들도 대부분 매출이 증가하거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을 공개한 8개 해운사의 총 매출은 10조530억 원, 영업이익은 4천6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39% 증가했다.
업계 1위 한진해운이 흑자전환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매출 4조1천억 원, 영업이익 2천1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수지는 2천500억 원 넘게 개선됐다.
한진해운은 매출의 92% 가량이 컨테이너선 운송에서 발생한다. 상반기 컨테이너 운임비 인하에도 유가하락과 달러강세로 인해 전반적으로 비용지출이 줄어들면서 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한진해운은 지난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매출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해운 시황이 좋지 않아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수익이 나는 구간 위주로 노선을 조정한데다, 선박 운영비용이 줄면서 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었다.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조8천6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47억 원에 비해 6.2% 했지만 영업손실은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을 내며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지만 3분기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해운사들은 선박 연료인 벙커C유의 가격에 민감한데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로 유리비 지출이 크게 절감되는 추세다.
SK해운의 경우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973억 원을 벌어들였다. 15년만의 최대 실적이다.
SK해운 관계자는 "탱커선, 가스선, 벌크선, 벙커링 등 4개 사업 영역이 서로 비슷한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며 "올해 벌크 시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서도 탱커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법정관리를 졸업한 팬오션도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팬오션은 지난해 하반기 STX그룹이 공중분해 될 때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가 하림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재무건전성 제고에 나선 결과 조기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림그룹은 벌크선 운송에 강점을 가진 팬오션을 통해 곡물사업을 크게 벌일 계획이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비가 소폭 인상되고 있다"며 "날씨가 쌀쌀해지는 9월부터 성수기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유가흐름과 원-달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