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탁기 자존심 LG창원공장에 가봤더니..‘트롬 트윈워시’ 풀가동
2015-08-23 윤주애 기자
창원공장은 올해 9년 연속 글로벌 1위에 도전하는 LG 세탁기의 핵심 생산기지다.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전시문 전무는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세탁기는 미국 등 해외 9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드럼세탁기와 미니 통돌이를 접목시킨 신제품을 보고 고객들이 감탄하며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탁기는 기계"라며 "내구성과 신뢰성이 생명인데 자사 세탁기는 이 모든 점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롬 트윈워시를 세탁기 판매량의 10%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창원 2공장 A1동에는 LG전자 주요 가전제품인 세탁기, 의류 건조기, 스타일러, 청소기, 식기 세척기 등의 제조라인이 모여있다.
◇ 트윈워시 15초에 1대…세탁기 제조라인 자동화
이 공장 2층에 들어선 총 길이 약 140m의 대규모 제조라인에서는 트윈워시 조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여러 제조라인의 3분의1 정도가 최근 트롬 트윈워시의 상단에 있는 드럼세탁기를 만든다.
세탁기 제조라인에서는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세탁기를 15초당 1대꼴로 쉴 새 없이 생산하고 있다. 내수용과 수출용 트롬 트윈워시는 모두 창원공장에서 생산된다.
트롬 트윈워시는 지난달 출시됐다. 이후 창원공장의 드럼세탁기 생산물량은 주간 단위로 보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세탁기 성수기가 아닌데도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생산하는 전체 드럼세탁기 생산량은 트롬 트윈워시 출시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트윈워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효율화에 집중 투자했다. 세탁기 제조라인은 자동화 설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세탁기 기둥과 지붕을 만들고, 방을 만들면 협력업체에서 30분 단위로 공급하는 드럼세탁기 모듈이 합체된다. 일명 ‘드럼 터브 어셈블리(Drum Tub Assembly)’ 공정이다. 제조라인을 따라 공중에 설치된 약 20미터 길이의 트롤리(Trolley)가 세탁조 모듈을 공급해준다.
트롤리를 통해 공급된 세탁조는 각종 전기선, 스팀 발생기, 수증기 배관 등의 부품과 함께 캐비넷 어셈블리에 체결된다. ‘드럼 터브 어셈블리’ 공정을 지나면 ‘캐비넷 커버 어셈블리’ 공정이 있다. 이 공정에서는 세탁기 도어를 본체에 체결한다. 이후 ‘탑플레이트(Top Plate)’라고 불리는 세탁기 상판을 체결하면 모든 조립공정이 끝난다.
◇모듈형태로 제조 효율성 기해..품질검사 '꼼꼼'
라인 작업자는 완성된 세탁기에 전기를 공급해 세탁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한다.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운 후 빨랫감 대신 ‘웨이트밸런스(Weight Balance)’라고 불리는 실리콘 재질의 모형을 넣고 헹굼, 탈수, 스팀 분사 등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작업자들은 이후 세탁기의 소음, 진동 등이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점검한다. 마지막으로는 자동화 설비가 컨베이어 벨트 위의 세탁기를 기울이면서 세탁조 내부의 물을 제거한다.
제조라인 1층으로 내려가면 트롬 트윈워시 하단의 트롬 미니워시 제조라인이 있다. 미니워시는 3.5kg 중량으로 미니세탁기 꼬망스와 비슷하지만 기술력에선 크게 차이를 보인다.
트롬 미니워시 조립은 약 40m 길이의 컨베이어벨트에서 이뤄진다. 작업자들은 제품의 몸통을 이루는 캐비넷에 모듈형태의 슬림DD모터를 체결해 조립한다. 이후 라인 작업자들은 2층의 제조라인의 상단 드럼세탁기와 동일하게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포장까지 완료한다.
포장이 끝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는 각각 수도권,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25개 도시의 물류창고로 배송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공장엔 별도의 물류창고가 없다"며 "세탁기를 실고 나가는 덤프트럭만 하루 500대로 차량 동선도 일방통행으로 정리돼 있다"고 소개했다.
◇진동크기, 세탁력 등 성능검사 '깐깐 그 자체'
A1동에서 약 100m를 이동하면 세탁기 인정 시험동이 있다. 이곳은 연구원들이 설계한 세탁기가 기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검증하는 곳이다.
인정 시험동 2층의 진동시험실은 상단 드럼세탁기에 투입하는 빨랫감의 크기와 재질 등에 따라 세탁기의 진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한다.
연구원들은 진동시험실의 바닥 온도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바닥재질도 다양하게 구성해 세탁기를 시험한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제품은 출하될 수 없다. 가장 깐깐한 시험실이라고 한다.
진동시험실 옆에는 시험포 순환 시험실이 있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통돌이 세탁기 블랙라벨에 흰색, 주황색, 파란색 등 5가지 색상의 옷감을 넣고 물살 움직임을 확인하는 세탁 테스트를 한다.
연구원들은 통돌이 내부의 물살로 인해 옷감들이 위에서 아래로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이를 통해 세탁기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세탁 코스가 제대로 구현되는지 확인한다.
특히 드럼세탁기 도어는 1만회 이상 개폐 테스트에 통과해야 합격될 정도로 내구성을 제고하고 있었다. 서랍 형태인 하단의 미니워시도 1만회 이상 열고 닫는 개폐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신뢰성 시험동 2층에서는 연구원들이 세탁기 상온 조건 시험, 고온 조건 시험, 과진동 시험, 저온 조건 시험, 도어 개폐수명 등 엄격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또 세탁물의 종류와 용량을 다양하게 구성해 세탁기에 투입한 후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세탁, 헹굼, 탈수, 건조 등을 가동해 발생 가능한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찾아낸다. 시험환경도 상온과 고온, 영하 등 가혹한 조건에서 세탁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한다. LG세탁기 상당수는 중동 등 더운 지역과 러시아 등 추운 나라에 수출되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또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체결해 두 대의 세탁기를 동시에 운전할 때 발생하는 진동 수준을 체크한다. 이를 위해 실사용 조건보다 진동이 훨씬 강한 과진동 조건을 설정하고 시험한다.
전자 세탁기생산담당 김철융 상무는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세탁기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시험동은 LG전자 세탁기의 완벽한 품질을 책임진다"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