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의 '악몽'...추석 선물 쓰레기 만들지 않으려면
수확철과 겹쳐 물동량 폭증 예상...열흘 전 접수해야
2015-09-15 안형일 기자
#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사는 오 모(여)씨는 지난 설 연휴 때 사용하기 위해 프라이기와 밥솥 등 주방용품을 구입해 수원에 있는 본가로 보냈다. 일주일 가량 여유를 두고 인근 택배 취급점에 맡겼지만 며칠째 '배송중'으로만 확인됐다. 고객센터는 수차례 전화에도 단 한차례도 연결되지 않았고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리면 '확인 후 연락하겠다'는 짧은 문구가 전부였다. 결국 설 명절이 지나고서야 도착해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늦은 배송에 대해 택배기사에게 따져 묻자 오히려 "명절 때 수하물이 많아 밀리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는 훈계만 들어야했다.
택배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는 명절을 맞아 택배 의뢰시 파손, 지연 등의 피해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CJ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등 국내 물류 업체 들에 따르면 연중 추석 연휴 기간에 택배 취급량이 가장 많으며 평소 대비 50~60% 이상 늘어난다. 특히 올 추석은 예년에 비해 추석이 늦어진 관계로 수확철과 맞물린 농산물까지 더해져 사상 최대 물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연휴 기간 물량이 몰릴 것을 예상해 중요한 택배는 최소 연휴 10일 전에 발송할 것을 당부했다. 또 과일이나 육류, 생선 등 상하거나 파손되기 쉬운 품목은 개인적으로 꼼꼼히 포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식품은 '수요일 이전'에 보내야...연휴 기간 홈페이지나 인근 택배취급점 활용
평소보다 일찍 배송을 맡기는 것에 앞서 품목별 올바른 포장이 중요하다. 택배를 위탁하기 전 개별적으로 꼼꼼히 포장해 가는 것이 파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스티로폼이나 에어폼 등을 충분히 사용해 충격에 대비하고 포장지 겉면에 '취급주의'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다.
식품의 경우 아이스박스에 냉매와 함께 포장하거나 얼린 물통을 함께 포장해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수취인 부재 등으로 배송이 길어져 상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탁 후 수취인에게 도착 예정일을 전해주고 비교적 물량이 많은 목요일 이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국내 물류 회사 홈페이지에는 품목별 올바른 포장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어 배송 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명절 기간은 콜 센터 이용이 크게 늘면서 상담원과 전화 연결이 쉽지 않다. 업체마다 운영중인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예약부터 위치추적조회, 서비스 안내, 불만접수 등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연휴에는 예약센터 이용고객이 많아 집하 및 배송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인근의 편의점이나 마트 등 택배 취급점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선물은 연계된 택배업체를 통해 곧바로 발송하는 것이 좋다.
분실이나 파손 등 만일의 피해에 대비해서 운송장을 직접 작성하고 보관해 둬야 한다. 50만 원 이상의 품목은 '할증운임'을 이용하면 피해 시 전액 보상받을 수 있다.
◆ 택배 업체들 '추석 특수기간' 맞춰 장비 총동원
택배 업체들은 수하물이 집중되는 추석 명절에 맞춰 회사 내 인력과 차량 등 장비를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추가 인원 및 차량 확보와 상황실 운영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진은 14일부터 추석 명절 특수기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다. 한진 측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임직원 300여 명이 현장에 투입돼 분류작업부터 집배송 및 운송장 등록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진 관계자는 "하반기 본격 가동한 동남권 터미널의 자동분류기 등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있으며 추석 기간 일평균 최대 140만 박스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로지스틱스도 추석에 대비해 약 6천여 대의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본사 직원 70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물류센터 분류인력과 콜센터 상담원을 각각 50% 증원한다.
CJ대한통운도 14일부터 10월 1일까지 약 3주간을 ‘추석 특수기’로 정하고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간다. 종합상황실을 설치, 전국의 택배 물동량 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택배 담당 부서의 비상근무는 물론 콜센터 상담원, 아르바이트 등을 평상시대비 10~20% 가량 늘려 운영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작년 추석 연휴 기간에는 물량이 평소보다 30%가량 늘어난데 반해 올해는 수확 기간과 맞물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경기나 시장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수 있고 연휴에 주말이 껴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