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 멈추면 물 흐르는 스팀 청소기가 정상?

2015-09-07     안형일 기자
진공청소와 물걸레질, 세정 건조까지 세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스팀진공 청소기의 초기불량과 사용중 과실을 두고 소비자와 제조사 측이 마찰을 빚었다.

식탁밑 등 청소를 위해 각도를 낮추거나 사용 중 잠시 멈추면 청소기에서 계속 물이 새어 나오는 증상 때문.

제품 불량으로 반품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제조사 측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맞섰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정 모(여)씨는 온라인 홈쇼핑에서 필립스 스팀청소기를 73만 원에 구입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해 매일 바닥청소를 해야 했던 정 씨는 한 번에 물청소와 세정 건조까지 가능한 청소기 기능이 마음에 들어 비교적 고가인 제품을 구입키로 했다고.

사용 첫날 설명서대로 물통에 물을 채워넣고 청소를 하던 중 바닥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식탁 밑이나 침대 밑 등을 청소하기 위해 청소기 몸체의 각도를 낮추거나 잠시 작동을 멈추면 기기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 각도를 기울이거나 청소중 멈추면 물이 흘러나오는 필립스 스팀 진공청소기.
곧장 필립스 측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다음날 AS기사가 방문했다.

하지만 AS기사는 불량이 아니라며 "누수 현상이 싫으면 물통을 떼어내고 사용하라"는 황당한 대안을 제시했다. 스팀청소기인데 물통을 떼어내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지자 '불량 사안'이 아니라며 계속 고개를 저었다고.

정 씨는 "청소 후 군데군데 물 떨어져 있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다시 닦느라 이중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조금만 기울여도 물이 떨어지는데 '정상'이라는 것도 우습지만 물통을 떼어내고 사용하라는 말에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필립스 측은 사용 중 물기가 남는 것은 '정상'이며 사용설명서 상에도 안내되어 있다고 답했다.
 
업체 관계자는 "청소 중 문지방을 넘기 전 전원을 꺼야 물이 새어 나오지 않으며 전원을 끈 후에는 브러시 사이에 있는 물기를 제거해 줘야 한다"며 "구입일로부터 2년 동안 무상보증 서비스를 지원하고 구입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수리가 불가능한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교환, 환불 해준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