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등 조선사 '연대파업'...하반기 실적 전망 '먹구름'

2015-09-09     윤주애 기자

현대중공업(대표 권오갑) 등 조선사들이 9일 연대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지만 국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이 주축이고,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 그리고 조선업계 빅3인 대우조선해양 등이 동참하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공동파업의 일환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선사들이 연대해 공동파업에 나서는 것은 1987년 현대중공업이 노조를 설립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 대우조선해양(대표 정성립), 현대미포조선(대표 강환구), 현대삼호중공업(대표 하경진), 성동조선해양(대표 직무대행 구본익), 신아SB(구 SLS조선), 한진중공업(대표 안진규.이만영), STX조선해양(대표 이병모) 등 9개 조선사 노조가 포함됐다. 노조연대는 9월9일 공동 투쟁을 예고해왔다.

▲ 현대중공업 신규 홍보영화의 한 장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을 단행하고 있다. 올 들어 세번째 파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을 12만7천560원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경기불황과 경영난 등을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동결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며 오는 17일에는 7시간 동안 전 조합원이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가 지속적으로 강경대응에 들어간 이유는 추석 명절 전까지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연말까지 협상이 계속되리란 우려에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단협이 해를 넘겨 올해 2월에야 타결됐다. 그 과정에서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4차례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20년 연속 무분규 기록도 깨졌다.

다른 조선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빅3 모두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았다. 조선업계가 수년째 업황침체와 경기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교섭을 위해 파업을 보류했다.

단위사업장으로 최대 규모인 현대중공업과 계열 현대삼호중공업, 그리고 대우조선해양까지 조선 3사가 공동파업에 나서면 파급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측은 적자경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업을 만류하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손실이 막대하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3년째 적자경영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파업이 이번 한번으로 끝날 지, 계속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금인상 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쟁점에 노사간 이견이 커서 당분간 파열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상장 조선사 4곳 모두 어닝쇼크를 기록한 만큼 하반기에도 실적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