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보험 진단금 받기 '하늘의 별따기', 왜?

질병의 종류뿐 아니라 진행정도, 장해등급까지 3박자 갖춰야

2015-09-14     김문수 기자

# 광주에 사는 문 모(남)씨는 지난 2003년 S생명에서 판매하는 무배당 리빙케어 종신형1.2 상품에 가입해 매월 12만1천900원 씩 10년 이상 납부했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 갑작스럽게 두통을 겪어 응급실로 실려 갔고 검사결과 뇌 지주막하 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 후 이 씨가 설계사에게 보험금 상담을 하자  진단금이 나올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보험사는 해당 상품이 중대한 질병에 대해 보장하는 CI보험이어서  장해진단이 나오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십여년 이상 적지 않은 보험료를 납부해왔던 이 씨는 결국 실손의료비 특약 관련 보장만 받고 쥐꼬리 보험금을 받았다.

혹시 모를 중대 질병에 대비해 치명적인질병보험(CI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보장범위가 건강보험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어서 보험금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불만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중대한 질병 등에 대해 고액보장을 미리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장해 진단을 받지 않으면 보험금을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CI보험이란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고가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치료자금 용도로 사망보험금의 일부(50~80%)를 선지급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인 보험상품은 질병의 종류만으로 보장여부를 구분하지만 CI보험은 질병 종류와 함께 심도에 따라 보장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암, 뇌졸중 등의 진단을 받아도 CI보험 약관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

CI보험 약관에는 장해분류표에서 정한 "신경계에 장해가 남아 일상생활 기본동작에 제한을 남긴 때"의 지급률이 25% 이상인 장해상태라고 표기하고 있다. 중대한 뇌졸중의 경우 장해등급분류에서 정한 수시간호를 평생 받아야할 상태,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에 일치돼야지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CI보험은 중대한 질병이 발생하면 일부 선지급을 받거나 납입이 면제되는 특징이 있어 일반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이에비해 보험수익자가 보험기간중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 총액은 CI보험(선지급보험금 + 사망보험금)이나 종신보험(사망보험금)이 거의동일하다.

최근에는 종신형 보험에 선지급 특약 등의 기능을 더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CI가 아닌 다른 보험상품과 비교해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CI보험은 생보사 중에서는 알리안츠생명, 삼성생명, 흥국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동부생명, 동양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신한생명, ING생명, 하나생명, 라이나생명, 현대라이프, KB생명 등이 판매하고 있다. 손보사들도 가세하고 있는데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이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