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 위 강화유리 수류탄 처럼 퍽~터져 산산조각

외부 충격, 불량 여부 입증하기 힘들어 보상도 '막막'

2015-09-13     안형일 기자

강화유리는 외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자동차, 냉장고, 가구, 주방용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자파(自破) 현상 때문에 소비자와 업체 간 마찰도 잦다.

자파란 유리가 저절로 깨지는 현상으로  제조 시 이물 유입이나 충격 또는 온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유리 자파로 소비자와 업체간 마찰이 잦은 것은 원인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제품 불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업체들은 사용 중의 부주의를 의심하고 있다.

제조 업체들은  내구성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가벼운 충격은 물론 기온 변화나 음파 등에 의해서도 파손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사용자 과실'로 보상도 어렵다.

전라남도 곡성군에 사는 노 모(여)씨도 거실 탁자 유리의 자파현상으로 인한 보상 책임을 두고 업체 측과 마찰을 빚었다.

노 씨는 지난해 7월 온라인몰을 통해 중소업체의 소파와 탁자세트를 40만 원에 구입했다.
 
최근 저녁식사를 준비하던 중 '퍽'하는 소리가 들렸고 거실은 산산조각 난 탁자유리 파편으로 아수라장이었다. 얼마나 많은 파편이 튀었는지 거실 바닥 전체에 퍼져있었다.

▲ 파손된 유리파편

다음날 고객센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보상을 요구했지만 '소비자 과실'인 경우가 많고 정확한 파손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불가하다며 잘랐다.

아무런 충격도 없이 저절로 깨졌는데 어떻게 소비자 과실이냐고 따졌지만 '사용중 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노 씨는 "구입한지 1년밖에 안됐는데 강화유리가 그동안의 충격에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유리가 사용 중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깨진 정도가 아닌 폭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이라도 근처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거실 식탁도 같은 브랜드인데 밥 먹다가 폭발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 관계자는 "강화유리는 압축 과정을 거쳐 일반 유리보다 충격에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집중 충격 또는 진공 등 다양한 원인으로 파손될 수 있다"며 "갑자기 자파되는 경우는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며 파편이 많이 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사용한 지 1년이 넘었으며 충격없이 자파됐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보상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