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디젤 연비 독일차에 근접...정몽구 회장 '연비 향상 로드맵' 순항

2015-09-15     김건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올해 선보인 디젤 모델 연비가 동급의 독일차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비 개선을 위한 다운사이징 디젤 엔진과 7단 DCT를 탑재하면서 전체적으로 연비가 상승한 덕분이다.

지난해 11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2020년까지 현대·기아차 전 차종의 평균연비를 기존 모델 대비 25% 개선한다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한 이듬해 거둔 성과다. 앞으로 얼마나 더 연비를 높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소형에서부터 SUV에 이르는 전라인업에 친환경차를 구성하고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개선을 달성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에서 출시한 디젤 승용 및 SUV 모델은 총 13개 차종. 그 중 7단 DCT를 장착한 9개 모델 모두 이전 모델 대비 연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 9일 출시한 '아반떼 1.6 디젤'은 공인연비가 종전 16.2km/L에서 18.4km/L(16인치 타이어 기준)로 13.6% 상승하면서 연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아반떼는 11월부터 강화될 기준으로 연비를 측정해 종전 기준에서는 19.2km/L까지 올라간다.
현대차 엑센트 위트, i30, i40와 기아차 쏘울, 카렌스는 7단 DCT와 다운사이징 1.7 디젤 엔진 조합으로 이전 모델 대비 공인연비가 5~10% 올랐다. 5세대 이후로 부활한 쏘나타 디젤과 기존 2.0 모델에 1.7 모델을 새로 선보인 투싼도 동급 최고수준 연비를 기록했다.

일부 모델은 고연비를 자랑하는 동급 독일차보다 높은 연비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출시한 투싼 2.0 디젤의 공인연비는 14.4km/L를 기록해 동급 수입차 모델이자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13.8km/L)을 앞질렀다. 같은 배기량 기준에서 국산 디젤차가 동급 독일차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나머지 모델의 공인연비 역시 동급 독일차와 근접하고 있다.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아반떼 1.6 디젤(17.7km/L)은 폭스바겐 골프 1.6 TDI(18.9km/L)과의 연비 차이가 1.2km/L에 불과했다. 특히 종전 측정기준에서 아반떼는 18.3km/L까지 상승해 격차는 더 좁혀졌다.
쏘나타 1.7 디젤과 K5 1.7 디젤(이상 16.0km/L, 18인치 타이어 기준) 역시 동급 모델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14.6km/L)와 BMW 520d(16.1km/L)보다 앞섰다. 배기량 차이를 고려한다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신차 출시와 더불어 종전 모델 대비 개선된 연비를 통해 수입차에게 빼앗긴 고객을 다시 붙잡아 내수 점유율 70%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이다. 올해 1~8월 기준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67.6%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디젤 승용부문에서 신차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수입차 대비 열세였던 연비를 개선하는데 집중했다"면서 "7단 DCT와 다운사이징 엔진 탑재,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효과를 봤고 로드맵 달성까지 5년이 남은 만큼 추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