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통신3사 자회사 공세에 알뜰폰 1위 자리 '아슬아슬'

2015-09-18     김건우 기자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이 후발사업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통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통신3사의 자회사들이 가파른 성장을 통해 CJ헬로비전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7월 KT(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자회사 KT엠모바일(대표 김동광)과 미디어로그(대표 강현구)를 통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이들 3사의 통합 점유율을 50%로 제한하는 조건이었지만 알뜰폰시장에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됐다.

당초 군소사업자들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대기업 계열인 CJ헬로비전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 CJ헬로비전-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 가입자 추이.(단위: 천 명)

CJ핼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9월 78만7천여 명에서 올해 7월 86만1천여 명으로 7만4천여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SK텔링크는 15만8천 명, KT엠모바일은 14만7천 명, 미디어로그는 9만5천 명을 늘린 것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다.

그 결과 CJ헬로비전의 점유율은 1년새 3% 포인트 하락했다.

SK텔링크는 점유율이 0.8%포인트 떨어졌고 KT엠모바일은 2.3%포인트, 미디어로그는 1.4%포인트 올랐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알뜰폰 업체들의 점유율도 0.2% 포인트 상승했다.

▲ CJ헬로비전-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 추이.
2위 사업자인 SK텔링크의 경우 점유율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CJ헬로비전과의 격차는 줄였다.

최근의 가입자 증가 추이를 볼 때 앞으로 1~2분기 내에 SK텔링크가 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선불 요금제와 3G 요금제 비중이 높은 SK텔링크가 알뜰폰 시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1~7일까지 이어지는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을 주시하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이 영업정지를 받은 기간에 SK텔링크의 가입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1일부터 일주일 간 이어졌던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에 SK텔링크의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영업정지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천여 명에 달했다.

이에 맞서 CJ헬로비전은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KT에 이어 SK텔레콤과도 제휴하면서 2개의 이통사 망을 사용하는 '복수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 복수 알뜰폰 사업은 가입자 유치에 효과적이다. 이통사의 통신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특성 상 소비자들이 요금 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의 통신망을 사용하는지도 구매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 입장에서는 알뜰폰 망 점유율 1위 SK텔레콤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고객 확보에도 이통 자회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지난 7월 홈쇼핑에서 선보인데이어 이달 말부터는 인터넷 가입과 함께 맞춤 요금제도 출시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S6', LG전자 'G4' 등 플래그십 단말기를 구입하면 5만 원 대 요금제 가입 시 공시지원금을 최대 33만 원까지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 최신 단말기 수급능력 등 타 사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있다"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는 복수 MVNO는 전산망이 구축되는 이달 말께 출시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