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증권사 레버리지비율 급등...대신·메리츠·신한금투, 1100% 초과

2015-10-19     손강훈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레버리지비율을 규제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10대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이 올들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신증권(대표 나재철과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 하나금융투자(대표 장승철) 등 5곳의 레버리지비율은 1000%를 넘겼다.

레버리지비율은 증권회사의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증권사가 자금운용을 위해 과도한 차입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10대 증권사의 단순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은 917.6%로 전년 동기 808.1%에 비해 109.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저금리 기조 속에 올 상반기 파생결합상품 판매가 늘면서 증권사들이 파생결합상품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10대 증권사 6월말 기준 총자산은 259조1천6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은 28조2천441억 원으로 6% 늘어난 것에 그쳤다.

문제는 내년부터 레버리지비율 규제가 도입된다는 것. 금융위원회는 2016년 레버리지비율이 1100%를 넘는 증권사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를, 1300%가 넘으면 임원진 교체, 영업정지 등의 경영개선요구를 받게 된다. 

증권사별로 보면 대신증권이 1114.9%, 메리츠종금증권이 1108.1%, 신한금융투자가 1101.5%로 1100%를 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1086.2%, 하나금융투자는 1029.6%로 기준치에 근접해 있다.

다만 실제 규제는 총자산에서 일부 항목을 차감한 금융감독원 기준으로 이뤄진다. 실제 금융감독원 기준 레버리지 비율은 대신증권 984%, 메리츠종금증권 746.9%, 신한금융투자 985%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이 909%로 900%를 넘었고 삼성증권(대표 윤용암), KDB대우증권(대표 홍성국),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800%대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레버리지비율이 720.1%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레버리지비율이 2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은 레버리지비율이 하락했다.

내년부터 레버리지비율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리거나, 파생결합상품 발행을 줄여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레버리지비율 축소에 힘쓰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8월 4천142억 원 규모의 유산증자를 실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산증자를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저수익 자산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높은 레버리지비율을 기록 중인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유산증자 등의 계획은 없고 자산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