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외화유동성 관리 주문...시중 은행 여력은?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이 주요 은행들 가운데 외화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화유동성비율은 잔존 3개월 만기 외화부채에 대한 잔존 3개월 만기 외화자산의 비율로 은행이 갑작스런 외채 상환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주요 시중은행 6곳 가운데 국내 4대 은행의 경우 모두 100%를 넘겨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씨티은행과 SC은행은 100%를 밑돌았다.
당국의 지도 비율은 85%지만 외화의 경우는 차입 여건이 원화보다 힘들기 때문에 통상 100%가 넘어야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6월 기준 평균 외화유동성비율은 105.8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07.95%보다 2.14%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외화유동성비율이 12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이 118.9%,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이 118.3%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은 6월 말 기준으로 105.4%를 기록했다. 통합 출범 전 기준으로는 하나은행 99.17%, 외환은행 112.14%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중 최대 파생계약을 유지중이며 선물자산에 대해 85%만 인정하기때문에 비율이 낮게 산출된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행장 박진회),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행장 박종복)의 경우 외화유동성비율이 각각 97.1%, 89.5%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본사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100%를 밑돌아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는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서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대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 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0월 말 기준으로 은행들의 외화유동성비율은 108%로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1997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외화차입이 영향을 줬던 것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외화유동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져 급속도로 환율이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은행들도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다.
2008년 11월 은행 평균 외화유동성은 98%였다. 하지만 각 은행들은 달러를 구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외화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또 외채만기가 단기화 되고 외채의 롤오버(만기연장)율이 30%선까지 떨어지는 등 외화부족 현상이 심했다.
이에 당국은 경쟁입찰방식으로 은행에 외화를 대출해주면서 외화유동성위기를 진화시키려고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