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금융사고 피하려면 '1332' 기억하세요"

2015-11-12     윤주애 기자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가 대통령상(금상)을 받았어요. 행정자치부와 공동과제인데, 사실은 우리가 1등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밝은 목소리로 기자를 맞이했다. 전날 행자부가 주최한 '정부 3.0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금감원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가 2등인 금상을 수상했다. 대상은 통계청의 '통계로 찾은 살고 싶은 우리집'에 돌아갔다.

오 처장은 "정말 신기하게도 수상후보 16개팀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대통령상이야'라고 했더니 직원들이 막 웃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오 처장은 "저는 '이게 얼마나 훌륭하냐. 정부 3.0이 박근혜 정부가 시도하는 새로운 정부의 패러다임인데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가 딱 들어맞지 않냐'고 수상을 자신했다"고 말했다.

▲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그는 또 "3천개 금융기관에서 자산이나 부채 등 조회가 됐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행자부 시스템과 연결을 하면 재산세, 국세 등을 모두 조회할 수 있었다"면서 "체납이 됐을 경우 상속자가 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니까, 조회가 안돼서 그런 판단이 어려운 점을 해결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지난 6월30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행정자치부와 국세청, 국민연금공단,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했다. 행정정보공동이용망을 통해 기관 사이에 정보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금감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시스템을 국민연금과 국세까지 포함시켰다. 주민등록증 하나만 있으면 사망신고시 상속재산 조회신청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정부3.0의 핵심과제인 생애주기별 서비스의 첫 걸음인 셈이다. 정부 3.0은 신뢰 받는 정부, 국민행복 국가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4가지 슬로건으로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며 소통·협력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에 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

오 처장은 "저희가 이 상을 꼭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1년 사망자만 30만 명 정도인데, 가구당 가족을 4명으로 해도 120만명의 머리를 심플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소비자신고센터(전화 1332)를 통해 올라오는 민원사례를 다 챙겨본다. 1332로 전화하면 전문상담역들이 다 상담해준다며 '1332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최근 금감원 공익광고에 1332가 소개되면서 인지도도 많이 올랐다며 119, 112, 114 못지 않게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어디 가서나 '다 잊어도 좋다. 성인교육은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다 잊어도 1332 하나는 기억했다가, 모르면 금감원 전화 검색해서 전화하라'고 얘기한다. 상담을 받으면 속아서 너무 위험한 곳에 투자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감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 오픈한 노후행복설계센터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욕을 보였다. 아직 연체되지 않았지만 회색지역에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며, 돈 갚으라고 할까봐 거래은행에 물어보지도 못하고 어디 상담해주는 곳도 없어 고민하는 서민들이 찾아오면 된다고 했다.

오 처장은 "되게 어려운 전문자격증을 딴 2명을 모셔 지난해 파일럿테스트 거쳐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며 "벌써 4천건 가까이 상담이 이뤄졌다"고 자랑했다.

이어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빚을 갚는 우선순위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신용이 무너진다"며 "노후행복설계센터를 처음 만들 때 '우리가 PB업무까지 해야 하느냐'고 금감원 임원들에게 공격도 받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기관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센터 이름도 금융자문서비스로 돼 있는데 마치 PB처럼 보이니까 무료 재무상담이라든지 다르게 바꾸도록 지시했다"며 "은행들에도 연체가 완전히 안되고 애로사항이 있는 고객들에게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상담 등으로 관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35년 은행원 생활을 해온 뱅커 출신이다. 1978년 옛 상업은행에 대졸 공채 1기로 입사한 후 우리은행 지점장을 7년 동안 지냈고 강서양천영업본부장, 인천영업본부장 등 영업통이기도 하다. 오 처장은 2013년 5월 금감원에 오기 직전 우리모기지 대표로 활동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