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부재 언제까지?...브라질 제철소 건립 '차질'
2015-11-18 김국헌 기자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에게 8년 징역이라는 실형이 구형되면서 향후 재판결과와 이에 따른 경영권 공백 장기화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장세주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브라질 제철소 프로젝트가 표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에 대해 △횡령 209억원 △배임 97억원 △국외도피 50억원 △범죄수익 은닉 100억원 △상습도박 80억원 등의 혐의로 8년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유·무죄 여부를 포함한 최종 결론이 내려지겠지만, 실형이 확정될 경우 동국제강은 총수부재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동국제강의 오랜 숙원사업인 브라질 CSP 제철소건립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브라질 발레(VALE)사와 동국제강, 포스코가 54억6000만달러 규모로 공동 투자해 추진되고 있다.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브라질 정부로부터 각종 인프라 지원을 약속받은 인물도 장 회장이다. 장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브라질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CSP 제철소의 인프라 투자 예산 집행에 소극적으로 바뀌었고, 브라질 정부와의 긴밀했던 협조체계가 약화되면서 도로, 항만 등의 인프라 건설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
장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얘기가 나오면서 지난 4월 초 예정돼 있던 CSP의 30억 달러 장기 대출 계약이 한달 가까이 지연되다 간신히 성사됐다. 또 브라질 주정부가 건설을 약속한 철광석 하역 시스템(하역기, 파이프 컨베이어 등)이나 슬래브 운송 도로와 교량 건설 등 인프라 건설이 당초 계획보다 10% 이상 지연되고 있다.
결국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 가동시점을 내년 2분기로 미뤘다.장 회장의 공백으로 10년 넘게 공들인 브라질 제철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초 12월 말 고로 화입이 목표였지만 장 회장이 구속되면서 브라질 정부지원과 행정절차 등이 지연돼 화입 시기가 내년 4월로 미뤄졌다"며 "이로 인해 1억1300만달러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이 재판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고로의 특성상 생산이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조기에 생산 안정화를 이룩하려면 강력한 지휘체제 확립이 필요하다. 브라질의 중요한 인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장 회장의 부재로 가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CSP 제철소로 순손실이 커져가는 것도 부담이다. 동국제강은 3분기에 7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CSP 제철소의 지분법 반영과 환차손으로 2,50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가동이 연기될 수록 CSP 제철소의 지분법 손실액은 커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