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전차단기 없는 불량 돌침대서 전기고문 당해"

두통 등 후유증으로 병원치료까지...제조사 - 판매처 책임 핑퐁만

2015-11-29     안형일 기자
부모님 효도 선물로 구입한 돌침대에서 전류가 흘러 소비자가 기겁했다.

사용 후 원인 모를 두통과 어지러럼증, 구토 등에 시달려온 소비자는 제품 교환 및 치료비 등 보상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침대로 인한 증상이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 침대 사용 후 두통 등의 증상으로 받게 된 병원 진료서.
제주시 아라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부모님의 칠순을 맞아 지난 6월 대형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돌침대를 배송료 포함 200만 원에 구입했다.

3개월 여가 지난 추석 명절,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듣게 된 부모님의 말에 깜짝 놀랐다. 침대 사용 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고 벽에 전기가 흐르기도 한다는 설명에 당장 침대를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벽에는 손으로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전기가 흐르고 있었고 돌침대 코드를 뽑자 전류가 멈췄다.

곧장 고객센터에 신고했고 며칠 뒤 방문한 AS기사는 침대 밑 부분의 전선을 살펴본 후 "원래 중간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는데 없어서 발생한 문제다. 비매품이 아닌가 싶다"는 놀라운 내용을 설명했다.

고객센터 측에 교환 및 보상을 요구하자 확인차 방문한 직원 역시 벽을 만져보고는 깜짝 놀라더니 "내부에 보고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 누전차단기가 없는 전원 코드(위)와 뒤늦게 교환 설치된 차단기.
얼마 뒤 동일한 새 제품으로 교환됐다. 확인해보니 새 제품은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는 제품이었다. 김 씨가 고객센터에 차단기와 관련해 따져 묻자 "그럴리 없다. 알아보겠다"라며 얼버무렸다고.

제품 교환 외에 치료비와 그간의 정신적인 보상을 요구했지만 침대로 인한 피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김 씨는 "동일한 제품이라면서 앞서 구입한 침대에는 왜 누전차단기가 없는지 모르겠다. 정확한 설명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50만 원가량 할인 판매하고 있어 큰 마음 먹고 효도 선물한 건데 오히려 부모님 건강만 안 좋아진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며 씁쓸해 했다.

제조사와 온라인 전용브랜드 판매를 맡고 있는 회사 측은  이같은 김씨의 민원에 대해 서로 책임을 넘기며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