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아성에 도전한 갤럭시 J7, 저가폰 시장 승자는?

2015-11-30     김건우 기자
KT(회장 황창규)가 삼성전자 저가폰 '갤럭시 J7'을 26일 단독 출시하면서 단독 저가폰 대열에 합세했다.

SK텔레콤(대표 장동현)과 TG앤컴퍼니의 합작품인 '루나'의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것이 목표이지만 예상보다 높은 출고가와 한 단계 낮은 사양이 변수로 꼽힌다.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역시 중국 '화웨이 X3'를 들여와 저가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루나가 출시 후 한 때 일일 판매대수 3천 대를 넘길 정도로 돌풍을 일으킨데 반해 화웨이 X3는 작년말부터 지금껏 약 7만여 대 가량 판매에 그쳤다.

◆ 갤럭시 J7 '저렴한 가격' vs. 루나 '탁월한 스펙'

갤럭시 J7은 전체적으로 하위 버전인 갤럭시 J5보다 업그레이드됐다. 화면 크기는 전작보다 0.5인치 커진 5.5인치이고 배터리 용량도 300mAh 늘어난 3,000mAh다. 디스플레이 화질과 램(RAM)도 동일하다.

출고가는 37만4천 원으로 화웨이 X3(33만 원)보다는 4만 원 더 비싸지만 루나(44만9천 원)보다는 7만 원 가량 저렴하다. 5만 원대 요금제를 24개월 약정한다는 기준에서 단말기 보조금은 24만7천 원이다.

8만 원 이상 요금제를 쓰면 33만 원까지 늘어나며 대리점 재량으로 지급하는 추가보조금(공시 보조금의 최대 15%)을 받으면 사실상 할부원금 0원짜리 공짜폰이 된다.
문제는 현재 국내 저가폰 시장의 가장 강력한 모델인 루나와 비교했을 때의 효용가치다. 특히 SK텔레콤이 루나를 최초 출시한 뒤 일 2천 대 이상 판매하는 등 베스트셀링 단말기로 재미를 본 점에서 KT는 갤럭시 J7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스펙과 출고가 등 제반 조건들을 봤을 때 소비자들이 루나 대신 갤럭시 J7을 선택할 수 있을 명분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디스플레이 탑재부터 갤럭시 J7은 5.5인치 HD 슈퍼아몰레드를 탑재했다. 최근 보급 단말기 대부분이 고해상도의 풀 HD 디스플레이를 기본 탑재한다는 점을 봤을 때 아쉽다. 특히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화면에 잔상이 나타나는 '번인 현상'이 해결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잦다.

보급형 스마트폰임에도 메모리(RAM)는 1.5GB 짜리를 탑재했지만 3GB RAM을 담은 루나보다는 확실히 열세를 보인다.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담당하는 AP 역시 스냅드래곤 615 대신 410을 탑재해 하이엔드급인 스냅드래곤 801이 들어간 루나가 우세하다.

반면 루나는 메탈 재질에 풀 HD 디스플레이, 3GB 램을 비롯해 보급형 단말기임에도 갤럭시 J7 보다는 한 단계 윗급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 J7이 루나의 경쟁모델이 아닌 올해 상반기 히트 저가폰 중 하나인 '갤럭시 그랜드맥스'를 대체한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단말기 보조금도 루나와 비교했을 때 약 3~6만 원 차이에 불과해 스펙상으로 열세인 갤럭시 J7에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 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 삼성전자와 오랜만에 손잡은 KT, 다양한 혜택으로 '갤럭시 J7' 지원

KT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오랜만의 조우다. KT가 삼성전자의 단독 단말기를 출시하는 것은 2013년 8월 '갤럭시 S4 미니'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단독 단말기 런칭을 SK텔레콤과 함께 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KT의 이번 갤럭시 J7 런칭은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과 동시에 저가폰 시장에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기대된다.

KT는 출시일인 26일부터 갤럭시 J7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통신사 중 유일하게 멤버십 포인트로 단말 할부원금을 최대 10%(최대 5만원)까지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할부원금이 30만 원 초반대까지 내려가면서 5만 원 이상 요금제에서는 사실상 공짜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말까지 개통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전용 삼성전자 배터리를 1개 더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며 다음 달 4일까지 공식 온라인샵 '올레샵'에서 구매하는 7명에게 기어S2를 증정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변 위주의 단통법 시장에서 중저가 단말기 판매 대응에 나선 KT의 선택이 주목된다"면서 "다만 루나의 아성까지 넘어뜨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