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열연' 버리고 수익성 잡아...매각작업 '탄력' 받나?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을 받고 있는 동부제철(대표이사 김창수)이 올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 주도로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매각작업도 실적개선에 힘입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해 임직원들이 무려 10년 만에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은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 1조7천929억 원을 기록했다. 당진 전기로 제철소 가동중단 등으로 외형이 전년 동기에 비해 24%나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686억 원으로 지난해 575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올들어 후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해 1분기 6억원의 영업익을 올리며 3분기 연속적자에서 벗어난 동부제철은 2분기에는 284억 원, 3분기에는 39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0.1%에서 2분기 4.9%, 3분기 6.8%로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동부제철이 원래 잘하던 냉연도금재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동부제철은 전기로 제철소 가동을 중단한 이후 냉연도금재를 판매하는 냉연업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동부제철의 과거 경쟁력의 원천은 냉연사업이었다. 냉연강판(CR), 용융아연도금강판(GI),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컬러강판, 석도강판 등 다양한 냉연제품 구색을 갖추고 냉연시장을 호령했다.
동부제철은 지난 40년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업체와 가전사, 제관사를 상대로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강판 일부를 현대기아차에 납품하고 있으며, 장기계약으로 외국 자동차사와도 거래 중이다.
철스크랩(고철)으로 생산한 제품의 품질이 고로재보다 좋을 리가 없고 중국산 저가 열연보다 원가도 높았기 때문이다. 열연사업에서 월 100억 원 대의 적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이를 소재로 사용하는 냉연사업의 수익성까지 떨어뜨린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냉연단압밀로 돌아온 동부제철은 소재구매 다변화로 냉연판매로 인한 롤마진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냉연사가 동부제철 밖에 없다보니 열연소재 구매경쟁력도 커졌다.
국내산, 중국산, 일본산 등을 골라서 살 수 있게 돼 협상력 자체가 커졌다. 국내 고로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열연을 생산하던 시절에는 포스코, 현대제철과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소재구매자의 입장이 강조되고 있다.
품질이 과거보다 훨씬 개선된 중국산 열연강판이 넘쳐나는 점도 동부제철 입장에서는 호재다. 동부제철은 중국산 저가 고로재 사용을 적극 늘리고 있는데 롤마진 확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회사 분위기도 좋다. 채권단이 설정한 올해 영업이익 목표 500억원을 3분기 만에 초과달성함으로써 직원들이 기본급의 200%에 달하는 상여금을 내년 초쯤 받게될 전망이다. 보너스 지급은 근 10년 만의 일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회사가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고, 매각될 운명이지만 동부제철의 가치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본다"며 "올해 임금협상을 통해 임금이 10% 인상됐고, 10년 만에 상여금을 받을 것으로 보여 회사 임직원들의 사기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은 2조 원이 넘는 차입금으로 올해 3분기까지 금융비용이 1천961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계속 늘려가고 있어 채무만 청산되면 향후 기업가치는 높다는 평가다.
한편, 동부제철 매각주관사인 노무라증권과 산업은행 M&A실은 최근 정식으로 주관계약을 맺고 매도자 실사에 착수했다. 12월 중순 실사를 완료한 이후 내년 2월까지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해 4월에는 매각을 완료지을 계획이다. 국내 인수업체 중에는 현대제철 외에는 마땅한 대상자가 없는 만큼 해외를 위주로 후보자를 찾을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